잊지 말아야 할 어둠과 빛   <더 블랙>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9월 14일(금) 오후 8시 상영 후

참석 이마리오 감독

진행 류미례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은 님의 글입니다.




국가정보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을 다룬 <더 블랙>이 긴 시간을 지나 913일 개봉하였다. 기획과 제작, 그리고 개봉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들으며, 은폐되고 왜곡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버텨 온 시간과 노력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재차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마리오 감독이 참석하고 푸른영상의 류미례 감독이 진행한 인디토크에서는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서 비롯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류미례 감독(이하 류미례): <더 블랙> 인디토크를 진행할 푸른영상의 류미례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마리오 감독(이하 이마리오): 황금 같은 금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마리오입니다.



류미례: 오늘이 개봉 이틀째이죠? 저랑 이마리오 감독님은 2000년에 감독으로 데뷔했어요. 둘다 오래 활동을 했지만 이마리오 감독님이 강릉으로 내려가시고 같이 이야기해본 적은 별로 없는데요, 관객분들께서 질문을 생각하고 준비하시는 동안 제가 먼저 이야기 나눌게요. 사실 이 영화의 처음 가제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였지요? 저는 이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이남종 씨의 죽음이 마음에 남아있었기 때문에요. FTA 반대하시면서 분신을 하신 허세욱 열사님이 떠올랐거든요. 그 분이 저희 동네 분이셨어요.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그 죽음을 기억하고 싶었지만 저는 영화까지 만들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은 긴 시간 동안 이 죽음을 기억하면서 영화를 만드셨잖아요? 오랫동안 작업할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이마리오: 아마도 이남종씨가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이 분을 몰랐고 이후 보도된 자료들을 보며 알게 되었는데 정말 평범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대학시절에 학생운동도 안 했고, ROTC로 군대 갔다오고 나서 취업 준비하면서 택시 운전하고, 시민운동이나 사회운동은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묘비명을 보면 ‘열사이남종이 아니라 민주시민이남종이라 적혀 있어요. 보통 분신을 하신 분은 열사라고 하는 호칭이 생기는데 이 분을 그렇게 칭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단체 같은 것들이 전혀 없었던 거죠. 그러다보니 호칭을 가지고 장례준비위원회 안에서도 논란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이 사람이 도대체 왜 아무 연관이 없는 일에 자기 목숨을 던졌을까? 그게 아마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류미례: 그 당시 이남종 열사가 분신했던 때에 감독님이 계시던 곳이 서울은 아니었죠?

 

이마리오저는 서울영상집단이라는 곳에서 활동하다가 2000년도에 강릉에 내려갔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강릉에 있는 미디어센터에서 일을 했어요. 그래서 미디어 교육과 창작 지원 관련된 일을 하다가 2013년부터는 다시 백수에 가까운 신분으로 돌아갔어요. 그때에 제가 지내던 곳이 강릉의 모현동이라고 강릉 시내에서 차로 50분을 가야 들어갈 수 있는 동네였어요. 제가 지금까지 지냈던 곳 중에 가장 공기 좋고 사람 없고 한적한 곳이었어요. 그 곳에서 1년 정도 특별한 일 없이 지냈는데 굉장히 좋았어요. 서울과 떨어져 있다는 게 굉장히 편하더라고요. 그렇게 지내다가 이남종 씨의 분신 소식을 듣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나는 서울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행동을 할 생각을 하지는 않았죠.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러면 안 되겠다, 내가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통해 이 분의 이야기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류미례이 영화의 자막이나 후작업을 보면서 치밀함과 섬세함에서 장인정신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미학적인 성취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신경을 쓰신 것 같아요.

 

이마리오저는 제가 그렇게 꼼꼼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선 성격이 꼼꼼해서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고 말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다큐멘터리 하기 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더 꼼꼼해지는 것 같아요. 또 자막은 단순히 텍스트가 아니라 하나의 이미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자막의 폰트, 크기, 방식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돼요. 기술적인 면에서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요. 특히 이 작업은 문서도 많고, 데이터가 너무 많아요. 그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간이 굉장히 많았죠. 저에게 비어 있는 시간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고민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류미례영화가 구축하고 있는 사실관계나 자료들이 굉장히 방대하잖아요? 그런 것들은 어떻게 다 입수를 하셨나요?

 

이마리오: 2013년도에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국정원 댓글 조작과 관련된 국정조사가 진행이 되었고요. 그때 여야 의원들이 경찰에 자료를 보내라고 해서 제출했던 자료가 있었어요. CCTV같은 경우는 저희가 2014년도에 국회의원 인터뷰를 추진했는데 그때 국회의원실을 통해서 받을 수 있었고요. 그 자료를 받으면서 녹취된 자료도 받았는데 빠진 부분이 너무 많은 거예요. 화면과 타임도 안 맞아서 다시 녹취를 했죠.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6개월 정도 투자해서 조연출이 127시간에 달하는 이야기를 다시 녹취하고, 문서도 다 검토했어요. CCTV 관련자료는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었는데 약간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빠지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심의 여지는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류미례영화 공개에 정권 교체도 영향이 있었을까요?

 

이마리오: 그렇죠.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치고 재연 장면이 굉장히 많잖아요? 재연 장면 촬영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공간도 빌려야 하고요. 재연을 빼고 작업을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운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제작지원을 내는 족족 다 떨어졌죠. 면접까지는 가지도 못했고요. 영화의 만듦새가 별로인가 고민했는데 나중에 블랙리스트 명단에 제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작년에 정권이 바뀌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제작지원을 냈는데 이번에 지원을 받게 되었어요. 그래서 재연을 촬영해서 다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류미례경제적인 부분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웃음). 외압 같은 건 없었어요?

 

이마리오저희는 못 느꼈고요. 여담이지만 제작팀들끼리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잖아요. 혹시 몰라서 저희들은 문자메시지를 보안이 굉장히 강화되어 있다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문자를 주고받았어요. 대단한 작업은 아니지만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봐 그랬는데 우리들이 오버하고 있었어요.(웃음) 국정원은 저희한테 관심이 없더라고요. 일이 워낙 많아서요.

 

류미례관심 있었는지는 나중에 알게 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웃음) 이 영화에서 검사 X는 배우가 연기하고 있지만 실존인물인 거죠?

 

이마리오: 한 명의 사람을 재연한 건 아니고요. 검찰 특별수사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관련기사가 거의 없었어요. 내부에서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취재하고 검토한 후 재연을 통해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검사들과 친한, 내부를 잘 아는 누군가가 그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는 방식으로 전달하면 조금 더 재미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런 방식을 선택했고요. 카메라도 여러 대 동원해서 조금 더 긴장감 있게 만들고자 했습니니다.

 

류미례: 저는 이남종 열사에서 촛불집회 이야기로 가는 흐름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 흐름은 영화를 작업해나가면서 생각의 축이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처음부터 가능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이마리오: 편집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해봤는데,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보다는 연상이 되거나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방식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이남종이라고 하는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서 전국에서 촛불이 일어난 건 아니잖아요?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죠. 그런 것들이 쌓여서 거대한 촛불이 됐는데, 과잉해석의 여지가 있어서 의도적으로 촛불과 관련된 장면은 많이 뺐습니다.

 

류미례: 이남종 열사도 당시 상황에 대해서 절박했던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말이 너무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굉장히 두려웠던 그 시기에 자신의 몸을 바쳐서 어떻게든 잊지 않고자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가 나중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설 때는 그런 두려움은 없었죠. 어떻게 보면 죽음들이 쌓이고 쌓여서 우리 조국이 나아지고 두려움 없이 광장에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류미례제가 푸른영상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기억나는 일이 있는데, 80년에 광주항쟁을 알리려고 분신하신 김종태 열사가 계세요. 그 분을 다룬 영화의 시사회를 할 때 유가족협의회 분들과 같이 밥을 먹는데 굉장히 부러워하시는 느낌이었어요. 수많은 죽음과 희생이 있는데, 어떤 분들은 영화가 남아서 기억이 퍼지기도 하지만 어떤 분들은 그냥 짧은 기록만 남고 잊혀져버리니까요. 그때 꼭 이러한 분들에 대한 영화를 한 편씩 만들어야겠다고 혼자 다짐했지만 저는 한 번도 못 만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감성적으로, 감정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영화가 이러한 구조가 되기까지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을 텐데, 변화되어서 마음에 드는 혹은 기억에 남는 구성을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이마리오: 2014년 초부터 기획을 시작했고요. 기획을 할 때 이 영화는 무조건 개봉하리라 생각했어요. 개봉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 알았으면 안 했을 것 같네요.(웃음)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왜냐하면 제 작품이 개봉한 적이 없으니까요. 박근혜 정부 마지막 5년차에 이 작품을 개봉할 거라며 시기까지 정해두고 작업을 진행했는데, 중간에 정권이 바뀌고 2014, 2015년도에 찍었던 장면들은 거의 다 못 쓰게 되는 상황들이 되면서 구성이 조금 바뀌게 되었죠. 재연 장면이 많이 들어가게 되었고요. 거의 영화 절반에 가까운 장면이 재연으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위험한 시도고 효과 면에서 의구심도 제기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시기에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관객: 재연을 통해서 절망 같은 것들이 느껴졌어요. 검찰도 하나의 헌법 기관이잖아요. 검찰마저 절망에 빠지는데, 일반 시민은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요? 검찰X를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배역을 쓸 수도 있는데, 꼭 다큐라고 해서 재연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잖아요.

 

류미례: 저는 90년대만 해도 재연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이었어요. 그로부터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내가 관객과 함께 나누는 방식이 조금 더 풍부하다면 재연을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잘 했다, 나도 저렇게 잘 할 수 있을까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관객: 재연은 아주 감동적이었고요. 짧게 여러 상황들을 보여줬기 때문에 길다고 느껴지지는 않았고, 검사 부분의 인터뷰를 재연하는 것은 대단히 과감한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더 블랙>이 정말 공들인 작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 내레이션을 직접 하시게 된 까닭이 궁금합니다.

 

이마리오: 나레이션에 대한 고민도 컸어요. 제가 하는 것은 마지막 선택지였고요. 여러 선택지가 있었고 실제로 어떤 배우 분의 목소리를 넣어 보기도 했는데 뭔가 영화와 안 붙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발음도 정확하고 감정 전달도 정확해서 듣기엔 편한데 설득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어요. 저도 제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 저 어색한 억양과 발음과 감정 전달이 안 되는 저 목소리를 어떡해야 할까?’ 생각하며 괴로워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이 전달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아까 여러 제목 후보가 있었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혹시 기억나는 후보 몇 가지가 있으신가요?

 

이마리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제목은 야구 모자를 쓴 여인이라는 제목이었어요. 딱 들으면 김하영 국정원 직원이 떠오르는 그런 제목이죠. 개인적으로는 좋아했지만 마치 멜로드라마 같기도 하고 오해의 여지들이 있어서요. 그 외에도 제목들은 많았죠. 예를 들자면, ‘우리가 모른다고 아는 것이 아니다같은 이상한 제목들. ‘메멘토 모리는 이남종이라고 하는 사람을 잊지 말자는 의미였지만 이 제목도 너무 무겁고 직접적이라서요. 의논하다가 최종적으로 이렇게 <더 블랙>이 되었습니다.

 


관객이남종이라는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죽음까지 이르게 됐을지 고민하다가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셨는데영화의 줄거리는 권력의 불법 행위나 댓글 문제로 풀어나가잖아요이남종이 살아온 길을 쭉 추적해보는 등 여타 다른 방식이 있을 텐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남종의 죽음을 풀어가려고 했던 이유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이마리오: 고 이남종 님이 12월 31일날 서울역 고가에서 분신을 할 때 플랜카드를 두 개를 내 걸었어요박근혜 퇴진과 특검 실시였어요유서에도 그런 내용이 있어요왜 이 분이 스스로 목숨을 던졌을까 찾아가보면 결국은 큰 절망감두려움공포에 민감하게 반응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그 두려움과 공포의 근원은 결국 국가권력의 절대적인 힘과 그것이 묵인되는 사회에 대한 절망감일 것 같아요물론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고요그래서 이 분이 어떻게 살아온 지보다 그 분이 2012, 2013년 즈음에 느꼈을 법한 감정들을 보여주자는 계획으로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관객시기가 조금 지나서 개봉을 하는 영화잖아요마지막에 달라진 상황에 대한 언급이라든지 내레이션이 있을 줄 알았는데 거의 생략하신 것 같아서요왜 그렇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마리오: 사건은 계속 바뀔 것이기 때문에바뀌지 않을 팩트 위주로 자막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또 이 사건이 수사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해요왜냐하면 이것과 관련되어있는 몇 사람은 처벌 받았지만 엔딩에도 나오듯 민간인 3,500명이 댓글 작업에 동원되었는데 이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요아무런 이야기도 없어요. 3,500명 다 처벌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정확하게 누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 명시할 필요가 있는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되었죠정확하게 잘못된 지점에 대해서 정리가 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사건 자체의 현재 경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류미례: 이 영화는 이마리오 감독님 작품 중 처음 개봉한 영화잖아요. 우리끼리 농담처럼 독립영화 감독들 중에는 개봉 감독과 개봉하지 않은 감독이 있다라고 이야기를 해요. 저는 2004년에 <엄마>가 개봉한 개봉 감독이고요. 놀랍죠? 오늘 아침에 감독님 페이스북을 봤는데, 사실 어제 관객이 많이 오지 않았단 얘기가 있더라고요. 저의 2004년이 생각났어요. 저도 2004년에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영화를 만들고 반응이 좋아서 개봉까지 했는데, 사람들이 극장에서 나 혼자 봤다이런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아마 한 명도 안 들어간 관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때 상처도 많이 받았죠. 그런데 그때보다 지금은 훨씬 더 극장 환경이 나빠졌어요.

 

이마리오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합전산망을 보면 영화가 전국 몇 개관에서 상영했고 어디에서 몇 명이 관람했는지 통계 정보가 쭉 떠요. 새벽 12, 1시 정도 되면 전 날 스코어가 업로드 되어서 기다렸다가 봐요. 개봉 첫 날 몇 명이 봤는지 나름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보니 17인 거예요몇 회차 상영했나를 봤더니 10회였어요. 그러면 한 회차당 평균 1.7명이 본 건데, 제가 살고 있는 강릉에서 5명이 봤더라고요. 어느 회차는 관객이 없었을 수 있다는 거죠.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독립영화들이 옛날보다 훨씬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만들어진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극장 말고는 존재하지 않죠.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5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서 제작 지원을 받게 되었는데 공개될 방법이 존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도 했고요. 영화제에서 몇 번 상영하는 게 최대치인, 그렇게 사라지는 영화들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잖아요? 내가 이만큼의 돈과 시간을 들여서 영화를 만드는 행위가 괜찮은 건지, 거기까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청년층은 뉴스를 인터넷 기사도 아니고 유투브로 접근하는데 영화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방식을 보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독립영화 진영이 배급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러한 고민들도 필요한 것 같아요. 대단치 않더라도 나름의 해결책과 방법을 고민하면서 가야겠다는 생각들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었어요. 5년 걸려서 관객을 만났다는 자체만으로도 참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류미례: 저도 감독님 영화 만나게 되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더 블랙> 보면서 좋았던 게, 크레딧의 많은 사람들이 그냥 스태프가 아니라는 것을 저는 알거든요. 지역에서 같이 활동하시는 분들이고, 이건 긴 시간 동안 어떤 공동체가 형성지지 않았다면 어려운 일이죠. 이마리오 감독님은 스스로 미디어 활동가라고 칭하기도 하시는데, 동료들과 지역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활동한다는 게 참 좋아 보입니다. 강릉에서 어떤 식으로 활동하고 계신지,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마리오: 이 작품은 PD만 서울 사람이고, 나머지 제작진은 다 강릉 사람이에요. 그래서 4년 넘게 작업을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제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미디어센터에서 일하면서 만난 친구들인데, 처음 만났을 때는 고등학생인 친구도 있었고 대학 졸업 후 영화를 만들고자 하던 친구도 있었어요. 녹취를 했던 스태프는 당시엔 고등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예비역이고요. 이런 식의 도움들을 굉장히 많이 받았죠. 사람들이 모이고 쌓여서 하나의 무언가가 표현되기까지 거의 7, 8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구나 싶었죠. 한편으로는 제가 정말 복 받은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으니까요. 혼자 했으면 아마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정말 고맙죠.

 

 



류미례: 이마리오 감독님 첫 번째 영화가 <주민등록증을 찢어라>예요. 그 작품을 시작으로 계속 국가의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아요.

 

이마리오: 국가 권력이나 구조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해요. 극영화가 아니고 다큐멘터리다 보니 소재나 주제가 내가 평소에 관심 있던 것들로부터 오니까요. 관심사를 조금 바꿔야 하지 않을까 고민 중입니다. 주변의, 보다 작은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나이가 된 것 같고요.

 

류미례저 같은 경우에는 주변에 작은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이마리오 감독님 작업 보면 되게 대단하다는 생각해요. 정말 존경해요. 이제 또 다른 이야기, 결심하셨거나 계획하고 계신 이야기가 있나요?

 

이마리오: 바로 작업이 들어갈 것 같지는 않지만, 강릉에 석탄 화력발전소 생긴다는 것 아시나요? 잘 모르시죠. 지금 공사가 한 30%정도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석탄 화력발전소가 생기면 미세먼지가 더 나올 것이고 관광지로서의 생명은 거의 끝난다고 봐야 해요. 석탄 화력발전소 때문에 이미 당진은 심한 문제가 생겼잖아요? 제가 강릉에 살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을 테니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환경,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해 생각하고 다른 접근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면 다음 작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류미례: 우리가 완전히 잊고 있던 것을 다시 기억하게 되어서 참 좋았던 것 같아요. 함께해주신 관객분들 정말 감사하고 더불어 입소문도 많이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께서 한 말씀 하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마리오: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SNS에 칭찬이 되었든 비판이 되었든 적극적으로 많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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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에 묻힌 행복을 찾아서  SIDOF 발견과 주목 <청년, 서울 탈출을 꿈꾸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9월 11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허건, 박향진 감독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객기자단 [인디즈] 승문보 님의 글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에 거주하면서 일을 하는 게 꿈이다. 그리고 대도시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무시를 받던 가치가 존중받을 기회의 장소이다. 하지만, 대도시에서의 삶이 풍요롭다고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전부터 각자 지니고 있던 소중한 가치를 어느 순간 지켜내지 못하게 될뿐더러, 감정의 샘마저 갈수록 말라간다. 허건 감독의 <불편한 영화제>와 박향진 감독의 <도망치는 것은 비겁하지만 도움이 된다>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동시에 훼손되어 가는 소중한 가치를 회복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비록 두 작품은 완전한 결과물을 이야기하지 않지만,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도시의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작지만 따뜻한 희망이 될 것이다.






이도훈 진행(이하 이도훈): 두 편의 작품은 형식적으로나 내용 혹은 주제 그리고 전체적인 메시지 등에서 비슷한 점이 있으면서도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제 측면에서 보자면 대도시와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대도시에서 할 수 없었던 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과정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공동체 형성 과정을 그리는 부분에서는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단 두 분의 감독님께 어떻게 이 영화를 각각 만드셨는지에 대한 간략한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허건 감독(이하 허건): <불편한 영화제>20161231일 진행했던 제1회 너멍굴영화제 영상이고요, 애초에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고 생각하진 않았고, 남아있는 현장 영상들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에서 스태프를 위한 메이킹 필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이렇게 다큐멘터리로 발전시켰습니다.

 

박향진 감독(이하 박향진): 저는 계속 서울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친구들과 한창 이야기하던 중에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진행하는 단편프로젝트 제작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1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남해에 가면서도 갈 수 있을까?’ 혹은 간다고 해도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당장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지금 고민하는 것들을 나눌 수는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도훈: 두 작품 모두 다 어떤 행위나 사건들이 벌어지는 과정을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 같은데, 최종적인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작품의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면 좋겠는데, 어떤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서, 어떤 조직이나 단체를 통해서 일을 진행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일단 허건 감독님 같은 경우에는 너멍굴에 거주하고 계시는 진남현 씨와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친구분이신가요?

 

허건: 이름만 알고 있던 대학 선배였고, 제가 대학교 1학년이었을 때 저희 과 학생회장이셨어요. 저희 둘 다 역사를 전공했는데 상관없는 길로 갔어요. 대학을 졸업한 뒤 진남현 씨가 귀농했다는 사실을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고, 신기해서 선배한테 연락드린 뒤 다음날 너멍굴로 내려가 같이 술 마시고 해장을 하는 중에 선배가 저한테 이 밭에서 영화를 상영해보지 않을래?”라고 물어봤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도훈: 그렇다면 너멍굴영화제는 두 사람 사이에서 오갔던 대화에서 우발적으로 시작되었던 건가요? 너멍굴영화제 기획단위에 관해 이야기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허건: 201711일에 진남현 씨와 술 한 잔 마신 뒤 영화제를 만들자고 꺼낸 이야기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지은 씨가 2월에 귀촌을 선언하면서 일이 커지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화제 준비를 시작했어요. 1회 영화제는 지금 다큐멘터리에 기록된 것을 봐도 영화제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2회 영화제가 2주 전에 끝났는데, 스태프 스스로는 만족할 정도로 잘 마무리했습니다. 1회 너멍굴영화제는 엉성했지만, 2회 너멍굴영화제는 상대적으로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도훈: 박향진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영화 전체에 걸쳐서 감독님께서 활동하시는 단체나 조직이 상세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단체나 조직에 소속되어 있고, 어떤 활동을 하면서 남해에 내려갈 계획을 하셨나요?

 

박향진: 저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조직에 계속 있었는데요. 영화가 거의 완성되기 바로 직전까지 영화작업과 일을 병행했어요. 청년주거문제 관련해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일하고 있었고, 이곳은 청년들을 위해 정책개선에 힘쓰거나 직접 주택공급사업을 실시하면서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청년들이 주거문제를 많이 겪고 있다고는 하는데, 이를 위해 힘쓰고 있는 친구들이 겪는 노동문제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착취를 당하는 구조에서 계속 일을 하는 게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계속했어요. 개인적인 과거사에서는 여러 경로를 지나오면서 한 번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도 되고요. 지속해가는 과정에서 내가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계속 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나를 너무 힘들게 만드는 환경 말고 남해처럼 조금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면 이전부터 해왔던 고민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남해에 내려갔어요.

 


이도훈: 두 영화 모두 개인들이 우연한 계기로 모여서 함께 뜻을 펼치면서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생각했어요. 두 편 다 도시의 문제를 직접 다루고 있지 않지만, 도시를 탈출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도시에서 벗어나는 과정 및 벗어난 상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귀농이라는 단어로 두 작품을 묶을 수 있을지 생각해봤는데, 그렇게 묶으면 어색하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대신 과거에 우리가 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는지를 반성하는 동시에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에 관한 비전을 그리는 작품으로 묶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두 분께서는 도시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계시는지 혹은 평소에 도시와 관련된 어떤 문제를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허건: 도시의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텐데, 저는 면소재지 정도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규정하는 도시라는 단어의 기준은 서울이에요. 기회만 된다면 서울을 벗어나고 싶고, 서울 외에서도 꿈만 꿀 수 있다면 괜찮다는 마음을 계속 갖고 있어요. 그게 제가 가진 도시에 대한 인상입니다.

 

박향진: 저는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 사람이에요. 도시는 시골보다 어떤 식으로든 더 발전한 곳이라서 많은 기회가 있고 많은 사람도 있고 내가 시골에서 살았을 때 무시당하던 가치가 존중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발전되어 오면서 만들어진 고통도 존재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시골이라고 해서 마냥 편하거나 좋지도 않듯, 서울도 마찬가지였어요. 지금은 서울이라고 표방되는 공간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더 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 두 작품을 촬영한지 꽤 시간이 지났을 텐데요, 현재 상황이 어떤지, 그리고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허건: 2주 전에 끝난 너멍굴영화제는 2017년에 비해 좀 더 모습을 갖추고, 명함이라도 하나 더 파고, ‘너멍꾼의 수가 좀 늘어났어요. 1회 영화제를 도와준 사람이 약 10명이었다면, 이번 영화제에서는 현장을 도와주는 사람까지 20명 가까이 늘어났어요. 그 사람들이 길게는 올해 3월부터 각자 프로그램팀, 관객운영팀 등에 속해 체계적으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2회 너멍굴영화제는 여러 단체로부터 후원도 받았고, 숙박 인원도 지난 영화제에 비해선 두 배 정도 늘어난 것 같아요. 3회 영화제에서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영화제가 기획한 불편함을 좀 더 호흡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자 합니다.

 

이도훈: 영화제 규모가 커진 것 같은데 재정적인 지원이 잘되고 있는 건가요?

 

허건: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저희의 인건비가 다 보장되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1회는 순수하게 저희의 자비로 만든 반면 제2회는 행사 당일에 필요한 물품이나 비품을 후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어요.


이도훈: 박향진 감독님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남해에서 집을 구하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실제로 집을 구한 뒤에 어떻게 되었나요?

 

박향진: 집을 보러갔을 때가 올 2월이에요. 그 때 바로 친구들이 집을 계약했어요. 사실 저는 조금 반대했었는데, 다들 그 집에 만족했어요. 한 명의 친구가 서울에서 집을 빼고 6개월 전부터 지금까지 혼자서 남해의 집에서 지내고 있어요. 다른 친구들도 언제 내려갈지 의논하면서 4, 5명의 친구들이 주로 남해를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1주에 한 번 혹은 2주에 한 번 남해로 내려가서 같이 뭔가를 해보고 있어요. 일을 최대한 벌이지 말자고 이야기했지만, 어쩔 수 없는지 식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어야하기도 하고. 혼자 내려가있는 친구도 지금같은 생활을 조금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이 단편영화에서는 싸우는 모습이 전혀 없지만 지금 저희는 치열한 말들을 나누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도훈: 혹시 현재의 과정도 기록이 되고 있나요?

 

박향진: 이 단편영화를 찍을 때는 촬영기간이 정해져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니까요. 계속 촬영 하면서 장편영화로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박향진 감독님에게 질문하고 싶은데, 청년들이 이제 서울에서 삶이나 일에 지쳐서 남해로 떠났는데 영화에서는 이를 도망 혹은 탈출로 보여주셨잖아요? 우선은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자는 느낌이 들었어요. 서울과 남해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사실 남해에서도 생계를 이어가려면 직장을 다니든 다른 일을 하든 노동을 해야 할 텐데 서울에서의 삶처럼 바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남해에서 하는 노동은 다른 차원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박향진: 저도 계속 고민하게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남해로 내려가면서도 이게 완전한 대안이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일단 생계의 문제는 계속 고려해야하고, ’꼭 남해였어야만 했나? 서울에서도 이렇게 모였다면 같이 무언가를 시도해 볼 수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지금 남해에 있는 집은 12명 정도가 같이 돈을 내고 있어요. 각자 낼 수 있는 만큼씩 돈을 같이 내고 있어서, 남해에 혼자 있는 친구는 생활비 정도만 조금씩 벌고 있어요. 다른 친구들은 남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자유롭게 많이 생각하고 있고요. 서울에서는 평가받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압박을 느끼지만 남해에서는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내려가서 그런지 편해요. 그리고 환경적인 것들이 확실히 달라요. 심적인 편안함을 얻을 수 있어요. 저지가 정말 조용하거든요. 그런데 생계는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하는 문제고, 영화를 보면 아시다시피 저희는 창작활동을 하고자 하는 친구들이어서 창작을 통해 돈을 벌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어요.

 

 



관객: 허건 감독님께 질문드리고 싶은데. 질문이 좀 많아요. 일단 첫 번째로는 너멍굴의 주인공 진남현 씨가 전면적으로 등장하셨는데, 말씀하시는 것도 좀 예사롭지 않고 나름 비범한 서사를 갖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개인의 서사를 중심으로 영화제를 기획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할 줄 알았는데, 진남현 씨는 이야기 중심에서 서서히 물러나시더라고요. 그렇게 하신 이유가 첫 번째로 궁금하고, 두 번째로는 어떤 제도와의 갈등이 부재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굉장히 평화롭고 협조적인데 그 부분 역시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정말 사랑스럽고 낭만적이고 감동적인 시도와 서사로 기획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립되지 않았다는 마음과 경쟁을 내려놓는 기분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 하에 기획된 영화제고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했잖아요. 1년에 하루 초대되는 영화제라는 시스템이다보니 개인적으로 영화제를 가고 싶어도 일시적인 초대의 느낌에 머물러 있지 않나 싶어요. 이걸 어떻게 지속가능하고 취지에 맞게끔 이어갈 수 있는지에 관한 감독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이도훈: 첫 번째 질문부터 다시 말해보자면, 진남현 씨는 굉장히 비범한 인물로 나오지만 그 이후 영화의 중심은 진남현 씨가 아니라 많은 개개인들에게 초점이 가잖아요. 그렇게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허건: 우선 질문 너무 감사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어떠한 것들을 찍어야겠다고 정해놓고 들어간 게 아니에요. 예를 들어 영화제 행사 장면이 없잖아요. 저희가 실제로 겪었던 불편함이나 갈등의 모습을 하나도 담아낼 수 없어요. 제가 행위 주체자라서 카메라로 모든 것을 다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저 진남현 씨를 담은 푸티지가 많았어요. 그게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진남현 씨를 독립된 파트로 소개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그 사람의 공간이 없었다면 모든 측면에서 너멍굴영화제는 빛을 발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 제2회 영화제를 할 때 전날까지 비가 계속 내려서 사방이 진흙탕이 되었어요. 군청에서는 후원도 받았으니 다른 장소로 행사를 옮기자고 말했지만, 저희는 어떤 상황이든 이 공간을 떠나는 순간 이 영화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공간, 너멍굴을 소개하기 위해서 진남현 씨는 꼭 말해야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진남현 씨를 독립적으로 소개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이 영화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해서 개개인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습니다.

 

이도훈: 두 번째 질문은 제도적인 부분과 갈등 혹은 충돌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군청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해주는 모습이 영화에서 나오기는 해요. 영화 전체적으로 큰 갈등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개인 간의 갈등도 부각되지 않은 것 같고요. 실제로 없었는지 아니면 다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포함하지 않은 건지 궁금합니다.

 

허건: 저는 저희가 전체적으로 갈등이 없는 그룹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2회로 들어서면서 개개인의 욕심이 다르다 보니 갈등이 좀 많았어요. 1회 때는 그림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갈등이 확실히 없었던 것 같고요. 그러나 저희가 최고로 갈등을 맺는 건 항상 천재지변이에요. 비가 내리고, 땅이 질척해지고, 벌레들이 습격하는 상황이 가장 고되게 느껴지는데, 외부의 적이 있으면 저희가 뭉치게 되더라고요. 그 덕에 단합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제도적으로는 이런저런 단체에 영화제를 넘기라는 제안을 받거나 후원금을 주는 단체로부터 휘둘리기도 하는데, 그런 요구가 있음에도 저희는 아직 고집을 잘 유지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이도훈: 마지막으로는 이 영화의 서사를 감동적인 서사라고 표현해주셨는데. 도시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것들, 도시가 제공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준다는 차원에서 너멍굴영화제가 기획되었잖아요. 그렇지만 일시적인 이벤트로 머물 수도 있다는 게 한계일 수 있는데, 지속가능한 영화제로 꾸려 나가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허건: 2회 영화제를 마치고 엄청 고민하게 되는 부분인데. 이게 과연 영화제인가 축제인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따라다닐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고요. 근데 너멍굴이라는 공간이 지닌 가치를 어떻게 더 활성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영화제에 참여한 너멍꾼 20명 중에서 두세 명을 빼곤 전부 다 서울에 거주하는데, 노동력을 얻기 위해서 진남현 씨가 인스타그램에 너멍꾼 지원단이라는 게시물을 올렸었어요. 그걸 보고 지원한 사람들이 팜스테이(Farm-Stay) 형식으로 참여해 초가를 헐어버린 뒤 멋진 목조 저택 세 채를 지었어요. 진남현 씨는 앞으로 농사를 지을 것이기 때문에 이처럼 너멍굴을 활용할 방법은 많을 것 같습니다.

 




이도훈: <도망치는 것은 비겁하지만 도움이 된다>도 서사 측면에서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전반부에 많은 사람들의 직장 생활로 인한 피로와 권태, 그리고 감독님께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그것을 앞부분에 배치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향진: 우선 그때 상황을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 조직 내 문제가 생겨서 사업을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오전 1, 2시에 집에 들어가 아침 7시에 다시 나오는, 잠과 일만 반복되는 생활을 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부터 저한테 있었던 울컥울컥한 감정은 일하다가 자살한 친구들과 관련이 있거든요. 이 영화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때마다 기사로 접한 청년들, 결국 죽음을 택한 사람들을 생각했어요. 이 사람들의 환경이 삭제되거나 세심하게 다뤄지지 않은 게 아쉽고 안타까웠어요. 그런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어떤 논리를 갖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항상 그런 마음이 짐으로 작용했어요. 그리고 힘든 모습을 보여주는 게 무의미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초반에 그 이야기가 있어야 우리가 떠나려고 하는 이유를 관객들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불친절하게 만들어진 부분이 있어서 관객들이 힘드셨겠지만, 그럼에도 같이 보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전의 서사를 친절하거나 극적으로 만들지 못한 이유는 저를 포함한 친구들이 겪는 문제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잘 몰랐을 당시에 영화가 제작되었기 때문이에요. 나는 내 뜻대로 무언가를 하려고 왔지만, 그 뜻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문제를 계속 따지다 보면 너무 많은 문제들이 얽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너무 힘든 상황에서 시작했어요.

 

이도훈: 영화 중반부에서는 도시 생활에서 몰려오는 피로의 극단이 어디인지 보여준다면, 남해로 내려가는 과정에서는 지리적으로 끝인 지점으로 달려가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어요. 형식적으로 하나 더 여쭙고 싶은데, 최초로 공개된 버전에서는 자막이 없었잖아요. 인물들 간의 대화가 자막 없이 그냥 소리로만 전달되다 보니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었는데, 이번 버전에는 모든 대화에 자막을 집어넣으셨어요. 그렇게 바꾸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향진: 이게 제 첫 영화인데, 제작지원을 받게 되면서 감사하게도 상영까지 보장되었고 그덕에 한번 하고 싶었던 대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저조차도 이 영화를 완성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다 보니 영화관에서 40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 관객들이 따라가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첫 상영 이후 하게 되었어요. 우선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나눌 수 있도록 안 들리는 부분을 자막으로 명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저는 박향진 감독님의 영화 마지막 장면이 궁금합니다. 음악 자체도 절묘하게 주제와 잘 맞닿은 것 같아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불편한 영화제> 같은 경우 너멍굴영화제는 어떤 영화를 트는 지에 대한 내용이 누락되어 있는 것 같아 그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향진: 마지막에 집 계약하는 모습을 넣을까, 친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넣을까,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넣을까 고민했어요. 근데 어떤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잖아요. 생계를 아직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마지막은 우리가 이만큼 변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노래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은 많은 일을 지나서 이 정도 변한 우리의 모습이 현재를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해준 것 같다는 생각을 드러낸 장면이에요. 그리고 그 노래는 친구들이 같이 가사를 멜로디에 붙여서 약 한 달 동안 만든 곡이에요. 이 노래도 관객들과 나누고 싶어서 엔딩에 집어넣게 되었습니다.

 

허건: 1회 영화제 경우에는 슬로건이 궤도를 벗어나다였어요, 그리고 제가 독단적으로 영화 세 편을 골라서 보여드렸어요. 근데 너멍굴영화제의 공간 자체가 넓게 트인 공간이다 보니 속도감이 떨어진 영화를 상영하면 관객분들이 몰입하기가 상당히 힘들더라고요. 2회 영화제에서는 프로그램팀과 함께 올해 열린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상영한 영화들을 성실히 관람한 뒤 네 편 정도를 선택했어요. 2회 슬로건은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은 여기였고, 영화제 섹션 슬로건은 ‘2등급 전문점으로 정했어요. 이 둘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준으로 등급을 나누고, 우리를 주류/비주류로 나누는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과 공유해보고 싶었어요. 형식이 2등급으로 여겨지는 영화, 또 내용 자체가 2등급으로 여겨지는 영화들을 선택해 올해 영화제에서 상영했습니다.

 




이도훈끝으로 인사와 함께 향후 계획을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허건: 끝까지 남아주셔서 감사드리고요. 2회 너멍굴영화제를 준비하는 당시 비가 엄청 많이 내렸어요. 걱정도 많이 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영화제 당일만 비가 안 내렸어요. 영화제에 신기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3회 영화제를 준비하는데 엄청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더 열심히 준비할 테니 관객으로 참여해주신다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박향진: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저의 불친절한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을 집어넣은 장면이 저희가 조금이나마 행복해진 순간이었는데, 너무 힘든 순간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행복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도훈: 두 분께서 앞으로 하시는 활동이 잘 되기를 바라면서 이 자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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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필름 10 | 아름다운 것.txt

일시 2018년 10월 13일(토) 오후 7시 / 상영 후 GV

상영작 <이름들> <겨울꿈>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

관람료 7,000원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이름들 Names>

신이수, 최아름 | 2013 | 25분 | Fiction


15회 대구단편영화제

8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1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31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시놉시스 

첫 번째 시집을 막 출간한 젊은 시인 현철은 자취방 열쇠를 고향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이 많다.


 연출의도 

동시대에 나의 친구들이, 우리들의 시인들이 근근이 살아 있다. 그것이 참 고맙다.



<겨울꿈 Winter Dreams>

김태진 | 2015 | 25분 | Fiction


17회 대구단편영화제

21회 인디포럼

41회 서울독립영화제


 시놉시스 

신입 교사 정미는 오늘도 혼자 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 백일장 탓에 할 일은 산더미, 오랫동안 준비해 온 시집 구상도 잘 풀리지 않아 힘에 부치는데 낯선 얼굴의 제자 소정이 찾아온다. 역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연출의도 

무언가를 좇아 정신없이 달려가다 보면 나조차 그걸 왜 좇고 있었는지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 Passing over the Hill>

방성준 | 2017 | 23분 | Fiction


18회 전북독립영화제

16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11회 서울노인영화제

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


 시놉시스 

요절한 아들의 시집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으로 한글을 공부하던 정숙은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필사하던 날, 서울에 있는 아들의 대학교를 찾는다.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아들의 흔적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정숙은 그 언덕을 찾고 싶다. 


 연출의도 

각자의 삶에서 넘어서야 하는 ‘언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 언덕을 통과한 그녀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길.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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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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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풍부하게 누리는 방법

 <춘천, 춘천> 장우진 감독, 김대환 프로듀서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마리솔 님의 글입니다. 





햇빛이 인물의 얼굴에 머물렀다 빠져나가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동안 어느 중년 여성과 남성이 대화를 나눈다. 그들의 대화는 빛과 절묘하게 닮아있다. <춘천, 춘천>은 여느 영화였으면 상상하지 못했을 방식으로 빛을 맞이하고 활용한다. 프레임 안으로 느닷없이 등장한 사마귀는 원래 거기에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존재감으로 머물러 있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다. <춘천, 춘천>은 순간순간의 우연이 만들어낸 필연들로 엮인 영화다. 억지로 더하거나 빼는 법이 없다. 우연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나아가 그것을 소중히 대한다. 9월 17일 언론시사회 직후 인디스페이스 관객라운지에서 봄내필름의 두 감독, <춘천, 춘천>을 연출한 장우진 감독과 프로듀서 김대환 감독을 만났다.



 

<춘천, 춘천>은 3년의 시간을 돌아 개봉하게 된 작품입니다. 무브먼트, 인디스페이스와 함께 서울 단관 개봉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까지 연출자와 제작자의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텐데요, 개봉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장우진 감독(이하 장우진): 해외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뉴욕에서도 작년 9월에 일주일 간 상영을 했었어요. 그런데 국내 개봉은 잡히지 않고 비용 면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어요. 너무 안타까웠죠. 개봉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운이 좋게도 콘텐츠판다에서 판권을 갖고 개봉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일반적인 사례보다는 이 영화에 어울리는 또 다른 형태는 뭐가 있을지 고민했어요. 해외에는 비슷한 지역 단관 개봉 사례들이 많거든요. 국내에서도 아예 없는 건 아닌데 근래에는 드물었고 우리가 한 번 시도해보자고 이야기가 된 거죠. 배급사 무브먼트와 상의 후, 인디스페이스 측에서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셔서 좋은 기회로 개봉하게 되었어요. 이번 개봉이 좋은 케이스로 남아서 작은 영화들이 정기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고 비슷한 프로젝트가 활성화되어서 하나의 문화가 되면 좋겠어요. 그럼 관객들도 더 많이 찾아주시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한 인터뷰에서 김대환 감독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연출지향적인 시스템이다.” 이때 말씀하신 ‘연출지향적 시스템’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김대환 감독(이하 김대환): 어쨌든 저희는 둘 다 연출을 하는 사람이에요. 서로의 작품에서 프로듀서기도 하지만 우선은 연출자라고 생각해요. 연출을 하다보면 허용범위와 제한범위가 있죠. 프로듀서로서 작업 도중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맞닥뜨렸을 때 프로듀서보다는 연출자라는 마음으로 판단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보다 쉽게 연출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게 되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할 수 있어요. <겨울밤에>(2018)도 그런 식으로 작업했고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춘천, 춘천>의 제작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장우진: 솔직히 말하자면 일단 버릴 생각을 하고 기획했어요. 작품의 트리트먼트조차도요. 배우와 이야기해서 캐릭터를 만들고, 오늘 찍은 것에 영향을 받아서 다음날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창안했거든요. 김대환 감독과 저, 둘 다 첫 작품은 그런 시도를 해보지 못해서 이번엔 해보기로 했어요. 이 방식을 결정하는 순간 시나리오를 쓸 필요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딜레마는, 시나리오를 안 쓰면 투자를 못 받는다는 거예요. 억지로라도 시나리오를 써놓고 투자가 되면 시나리오를 제쳐두고 영화를 찍는 방법이 있어요. 아니면 그냥 바로 작업을 시작하는 방법이 있고요. 저는 후자를 택한 거예요. 그 시간을 차라리 프리프로덕션에 할애하자 싶었어요. 가을에 찍고 싶고, 때는 오고 있으니 무모한 선택을 한 거죠. 서울집의 월세 보증금을 빼고 그 돈에 맞춰서 진행하려면 촬영을 제가 하고 사운드를 김대환 감독이 하는 식이어야 했어요. 그렇게 시작했어요. 하다가 현재의 적은 예산으로 진행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는 순간 불가피하게 시나리오를 써서 지원을 받아야겠더라고요. 그 때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에서 저희의 방식을 용인해줬어요. 사실 상업영화 시스템에선 불가능한 시도죠.



나고 자란 지역을 찍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익숙한 고향으로서의 춘천이 아닌, 새로 보인 춘천이 있는지요.


장우진: 저는 이 영화에 빗대자면 청년 지현의 입장이에요. 춘천에 있는 대학은 죽어도 가기 싫었어요. 이 지긋지긋한 호반의 도시, 고여 있는 것 같고 상경을 꿈꾸게 되고, 상경까지는 아니더라도 타 지역에 살아보고 싶었어요. 부모를 떠나 혼자 살아보고 싶었고요. 그렇게 서울에 와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환경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오랜만에 춘천에 왔어요. 살던 집의 보증금을 빼서 왔으니 아주 오랜만인거죠. 그러면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춘천의 아름다움이나 춘천의 정서 같은 거요. 서울과 다르게 좋은 점들, 물론 단점도 있지만 좋은 점이 많이 더 보였어요. 그게 <춘천, 춘천> 속 중년 두 명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요. 춘천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느끼고 공부하게 된 것 같아요.





맑고 청량한 춘천보다는 스산하고 우울한 춘천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그러한 공기를 담고자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장우진: 이 영화의 전반적인 톤 앤 매너와 맞닿은 이미지예요. ‘쓸쓸함이 빛나는 계절이 있다’라는 말처럼 빛나지만 쓸쓸한 감정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청춘이 갖지 못한 게 있고 중년이 되돌릴 수 없는 게 있으니까요. 청춘도 말만 청춘이지 청춘을 갖지 못하죠. 춘천은 해무가 많은 도시인데, 그런 공기를 담고 싶었어요.



<춘천, 춘천>은 많은 우연을 포착한 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 혹은 페이크다큐도 그러한 우연성을 포착하는데, 장우진 감독의 영화 속 우연성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 지 궁금합니다.


장우진: 맞닿아있는 지점도 있어요. 그래도 이건 극영화죠.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갖고 시작하는 영화예요. 예를 들어 촬영 3회차 때 사마귀를 봤다고 합시다. 사마귀를 매회차 보는 게 아닌데, 지금 이 이야기 속에서 사마귀를 보면 저한테 의미로 다가오는 거죠. 지금 가면 그 사마귀를 보지 못할 거예요. 마라톤 장면도 마찬가지예요. 일반적인 극영화 촬영이었다면 ‘내일 마라톤 대회 있어서 어떤 장면을 못 찍네. 다른 날은 숙소가 없는데 어떻게 찍나.’ 이런 고민을 할 거예요. 그렇지만 이 작업에선 ‘그럴 수도 있다. 우연이다.’라고 받아들이는 거죠. 이 이야기에서 우연이 필연이 되려면 의미를 획득해야하고요. 이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의미를 고민하게 돼요. 그러면 장애물 같았던 마라톤 대회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거예요. 햇빛이 들어오는 장면도 마찬가지고요. 빛은 매 시간 변하잖아요. 촬영감독 입장에서 ‘빛이 변하는데 어떻게 촬영을 합니까?’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과거의 회상, 청춘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들의 청춘을 표현하는 효과로서 빛이 마술적 리얼리즘 같은 효과가 되었어요. 그 장면이 다른 영화에 들어간다면 NG컷이 되거나 빛을 가리고 찍었을 거예요.


김대환: 아니면 장소를 바꾸거나. 다큐멘터리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에서는 우연적인 무언가가 진행 중에 들어와도 웬만해선 기획하고 준비했던 길이 바뀌는 것 같진 않아요. 우리는 그런 게 들어오면 시나리오를 다시 써야하는 상황도 있어요. 사실 영화의 햇빛 씬이 그렇게 힘 있게 다가올 장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장면이 우연히 담기게 되면서 뒤의 이야기가 달라지는 거죠. 순서대로 촬영하다보니 뒤에 있는 어떤 부분은 걷어 내거나 바꿔야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마법 같은 순간이 걸리면 시나리오가 변해요. 우리의 작업 시스템에선 가능했지만 30명, 50명이 넘어가는 규모가 되면 모두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야하죠. 준비했던 무언가를 없애고 다른 걸 준비하는 상황이 생기니까요. 그런 시스템에선 이 방식이 불가능했을 거예요. 우리는 가볍고 기동성이 좋다보니 우리끼리 좋으면 되거든요. 그런 게 행복했어요.


장우진: 좀 더 보충하자면, 촬영 자체를 햇빛 씬이랑 중년 커플이 사마귀를 발견하는 장면을 먼저 찍었어요. 그런 다음에 중년 커플의 이야기를 용산역에서 끝낸 후 다시 지현을 찍기 시작했어요. 지현 부분을 찍는데 청평사에서 내려오다가 사마귀를 봤어요. 만약 4일 전에 중년 커플이 사마귀를 발견하는 장면을 찍지 않았다면 이 장면을 찍었을까요? 이 장면이 의미를 만들었을까요? 4일 전 찍었던 사마귀는 성충이었고 지현과 촬영 중 만난 사마귀는 어린 사마귀였거든요. 앞선 촬영 장면이 없었다면 이 장면은 큰 의미가 없었을 거예요. 



우지현, 양흥주, 이세랑 배우 캐스팅 비화를 들려주세요.


장우진: 우지현 배우와 양흥주 배우는 <새출발>(2014)을 같이 했어요. 호흡이 너무 잘 맞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되었어요. 처음 이 작품을 쓸 때부터 애초에 두 분을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흔쾌히 함께 해주셨고요. 다만 중년 여성 역할을 하신 이세랑 배우는 여기저기 수소문하다가 캐스팅했어요. <족구왕>(2013) 우문기 감독의 소개로 만나서 우리의 촬영 방식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이세랑 배우님은 익숙하지 않으셨지만 나머지 두 분이 익숙하니 셋이서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미지가 정말 좋았고요.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살아온 이야기나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듣다보니 제가 전달하고자하는 정서를 잘 이해하실 것 같아서 함께 하게 되었어요.



춘천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소양강댐 등 극 중 지현과 중년 커플이 등장하는 장소가 자주 겹치는데요, 그 공간들이 감독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나요?


장우진: 그림이라는 게, 아예 다른 그림 두 개가 있으면 그 사이 공통점과 차이점을 볼 수가 없어요. 보려고 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비슷한 그림 두 개가 있다면 틀린 그림 찾기처럼 그 안에서 뭐가 다른지 찾게 돼요. 반복과 차이를 보게 되거든요. 그런 효과를 노렸어요. 처음에 셋이서 다함께 기차타고 가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그게 청년과 중년의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공간이지만 마주 볼 수 없는 다른 시간이요.





각각의 로케이션 선정에 대한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김대환: 오늘 계속 들었던 생각인데, 완전히 편집된 장면이 몇 개 있거든요. 그 중 하나가 ‘봉의산 가는 길’이라는 술집에서 찍은 장면이에요. 카페 겸 술집인데요, 몇 년 전까지 본가가 거기 근처였어요. 자주 그 앞을 지나면서 보다가 촬영하게 되고, 그 집의 곳곳을 보게 되니까 다시 한 번 오고 싶더라고요. 원래는 코앞에 있었는데도 그 안을 몰랐던 곳이죠. 청평사도 춘천에 살면서도 자주 가는 곳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이곳이 어떤 분위기를 가진 공간인지 알게 되었고요. 가장 감회가 새로웠던 공간적 이미지는 한밤중 지현의 실루엣이 담긴 장면이에요. 폐허처럼 나오는 곳인데, 제가 그 자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재개발하느라 박살이 나있더라고요. 기분이 묘했어요. 제가 변한만큼 여기도 변하고 없어지고 있고, 그와 함께 제가 느꼈던 추억이 없어지고 망각으로 가는 것 같은, 고향에서 찍으면서 그런 감회를 느꼈어요.



<춘천, 춘천>이라는 제목에서 왜 같은 단어를 굳이 두 번이나 쓰셨는지 궁금해요.


장우진: 지금 질문하신 게 저의 의도 같아요. ‘왜 같은 말을 두 번 썼을까.’, ‘왜 1부와 2부로 왜 나뉘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영화를 보면 그 사이의 간극에 대해 생각하게 되잖아요. 닮은 점과 다른 점 사이에서 의미를 채우며 보게 되는 것이요.



영어 제목은 ‘Autumn, Autumn’, ‘가을, 가을’이에요.


장우진: 되게 단순한데, ‘춘천’하면 한국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정서나 추억이 있잖아요. 모든 사람은 아닐 테지만 분명 많은 이에게 있죠. 그렇지만 한국에 살지 않는 사람에게 춘천에 대한 정서를 기대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가을’에 대한 정서는 기대할 수 있어요. 시베리아에 사는 사람도 가을에 대한 정서는 있거든요. 그걸 노렸어요.



우연을 존중하며 통제 없이 찍으면 다양한 상황을 마주할 것 같은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적은 없나요? 


장우진: 통제를 할 수가 없었어요. 스태프가 총 세 명이니까요. 운도 따라야 하는 것 같아요. 우선 그에 대한 생각을 반대로 했어요. 촬영 도중에 외부 사람이 저희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면 NG가 나죠. 그런데 소규모의 사람들이 소형카메라를 가지고 관광지를 찍으니까 사람들이 별로 의식하지 않았어요. 요즘 다들 그쯤은 들고 다니니까요. 


김대환: 과대하게 디테일한 많은 연출을 한다기보다는 현장 안에서 연출을 찾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요.  


장우진: 리허설 하다보면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타이밍이죠.





<철원기행>(2014), <초행>(2017) 그리고 이번 <춘천, 춘천>에서도 가족의 해체와 결합에 대한 이야기를 연상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봄내필름의 주요 화두인지 궁금합니다.


김대환: 가족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각자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정확하게 어떤 모티브나 주제를 정해놓은 건 없어요.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관습적이지 않은 방식에 대해 고민해요. 형태를 고민하죠. 어떻게 하면 다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스태프들에게 이 영화가 휘발적인 노동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함께 할 수 있는 형태가 될까, 그런 것들이요. 


장우진: 소재 위주의 접근은 하지 않고 그때그때 느끼고 관심 가는 것에 집중해요. 그 소재를 어떤 방식으로 작업해볼까 고민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시도를 하려고 해요.



이전 대답에서 김대환 감독님이 말씀하신 ‘형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김대환: <춘천, 춘천>을 통해 느꼈던 건데, 결국 영화에서 시나리오는 중요해요. 어떤 스토리를 촬영할 때 대부분 계획하고 준비한 대로 찍으려고 하죠. 그렇지만 제가 경험한 좋은 순간들은 우연이 개입하여 시나리오가 바뀌는 그런 순간들이거든요. 그걸 찾아야한다는 이야기예요. 무얼 준비해왔든, 어떤 시나리오가 있든 간에 어떤 시점에서 변해야 할 때가 오면 유연해져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장우진: 쉽게 말하면, 물은 담긴 그릇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잖아요. 물을 얼려서 조각할 수도 있고요. 영화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도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놉시스 쓰고 트리트먼트 쓰고 투자 받고 조명 치고 또 세트 짓고. 그 과정이 정답은 아니잖아요. 그냥 그런 작업이 있는 거죠. 


김대환: 카메라는 점점 대중화되고 좋아지고 관용도도 넓어지고 있는데, 현장은 그 전과 뭐가 달라졌는지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냥 해왔던 사람들이 해왔던 시스템대로 만들고 개봉하고, 개봉하는 방법도 다 비슷하고요. 왜 그렇게 모두 같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초행>도 마찬가지고, 저희는 매번 작업하면서 자유롭고 즐거웠어요. 물론 다른 작업처럼 저희도 힘든 점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두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희열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용기가 필요하죠. 자유롭지만 책임을 져야하니까. 그런 화두를 던지고 싶었어요, 이 영화를 통해서.


장우진: 이렇게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이런 방식도 있다, 그런 거죠.


김대환: 외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영화 작업이 많아요.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건 이미 대중화되어있고, 어떤 감독은 CCTV 화면을 모아서 재편집하기도 하고, 혼자 작업하는 사람도 있고요. 되게 열려있어요. 우리나라는 영화라는 매체를 경직된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게 아닐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어렵고, 대단한 사람들이 해야 하고, 돈과 힘이 많이 들고. 모두가 우려하는 지점도 그런 거죠, 돈벌이가 안 되는 거요. 동시에 이렇게 가볍게 영화를 찍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장우진: 저희도 항상 해보고 싶었고요. ‘이게 될까?’ 하면서 시도하다가 되면 또 하는 거죠. <겨울밤에> 때는 그 와중에 조명도 치고 또 다른 걸 시도해봤고요.


김대환: 결국에는 자본의 형태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의 싸움인 것 같아요.



봄내필름에 다른 제작자를 영입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장우진: 저희는 연출과 프로듀싱 양쪽 다 해봤으니까 <춘천, 춘천>과 같은 프로젝트는 가능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전문 프로듀서가 필요해요. 다른 스태프와 같이 해보고 싶은 생각 있죠. 그런데 그러려면 <춘천, 춘천>이 잘 되어야 해요.(웃음)


김대환: 사람을 고용해야하니까.(웃음)



두 분의 차기작 계획이 궁금합니다.


장우진: 10월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 선정된 <마지막 사진>이라는 프로젝트 진행 중이에요. 트리트먼트 마지막 단계고 베를린에서 만난 북한 커플의 이야기예요. 100% 베를린에서 촬영하려고 계획하고 있고, 내러티브가 있는 다른 시도들도 하고자 해요. 그 전에는 별로 없었던 형식으로 제 세계에 내러티브까지 더하게 될 것 같아요. 해외촬영도 해보고 싶고요.(웃음)


김대환: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내년 봄에 춘천에서 촬영할 계획입니다. 엄마의 재혼에 관한 영화가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인디스페이스 관객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김대환: 영화를 보다 보면 가보지 않은 나라의 풍경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굉장히 소중한 영화적 체험인데요, 인디스페이스에 오셔서 <춘천, 춘천>을 보시면 춘천의 가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많은 분들과 손을 잡고 춘천에 MT 가듯 인디스페이스에 오시면 좋겠습니다. 


장우진: 몇 안 되는 시간표를 쪼개어 보여드리지 않고 ‘<춘천, 춘천>이 보고 싶으면 인디스페이스로 가면 됩니다.’ 이렇게 말 할 수 있어 기뻐요. 인디스페이스도 잘되고 저희도 잘되고, 그런 다음에 성과를 힘입어 지방 로드쇼를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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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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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기획] 지금, 독립영화


오늘도 독립영화는 우리를 기다립니다. 극장에서, 집에서, 때로는 우리가 뜻을 모아 함께하는 공간에서, 독립영화는 우리와 만나고 있습니다. 여기 독립영화와 좀 더 가까이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립영화의 지금을 생생히 경험하는, 인디스페이스의 관객기자단 인디즈 10기가 전해드립니다.




독립영화가 포착하는 시간들





*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대한 님의 글입니다.



 

영화와 시간은 동일한 선상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를 변화시킨다. 이는 영화와 시간이 서로 불가분의 관계임을 의미하며, 영화는 하나의 매체로서 시간을 포착하고, 영화가 포착한 시간은 미미할지라도 사회를 변화시킨다. 이러한 영화의 힘을 아는 사회 역시, 통제의 수단으로 영화를 종속시키고자 한다. 보이지 않지만 영화와 사회는 끊임없이 힘겨루기를 하며, 서로를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영화가 시간을 포착한다는 주장은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본주의에 잠식된 스크린 시장은 소수의 영화 제작사에 좌지우지되고, 대형 멀티플렉스의 스크린에는 온갖 히어로와 로봇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들은 외계 혹은 악당의 침입으로부터 세계를 지키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이 영화들은 스펙터클의 연속으로서 오직 엔터테인먼트의 수단으로 작용하며, 세상의 시간을 포착하는 영화의 기능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에게 미래의 영화를 보여준 스티븐 스필버그<레디 플레이어 원>(2018)은 오직 가상의 시공간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영화가 포착하는 시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밍량, 허우 샤오시엔과 같은 작가들은 여전히 영화로서 시간을 포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한 국내의 독립영화들 역시 시간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에 밀려 뒷전이 된 국내의 독립영화들을 멀티플렉스의 스크린에서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화려한 어트랙션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지도 못하며, 관객들에게 이 영화들은 부족한 제작비로 인해 허점투성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들은 본래 영화가 가지고 있던 고유한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을 포착하는 것에 충실하다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간 이후에도 영화 속의 시간은 여전히 지속되고 흘러갈 것만 같다. 이 살아있는 시간으로 인해, 관객들은 스크린 너머의 가상의 세계를 현실로 인식하며, 영화는 강력한 힘으로 관객에게 작용한다. 이 글은 이와 같은 시간, 즉 독립 영화가 포착하는 실재의 시간과 그 시간을 포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 작가의 시간

<초행>(2017), <수성못>(2017)



때때로 관객들은 영화를 관람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흔적을 발견한다이 흔적이란 작가의 삶과 감정이 녹아져 있는 것으로작가의 자기 투영 혹은 본인이 체험해온 시간을 의미한다이러한 유대를 통해 관객들은 강력하게 영화 속에 동화되고그 영화는 관객에게 커다란 사적 의미를 형성하게 된다어떤 관객은 <초행>의 결혼을 앞 둔 수현과 지영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위태로움에 유대할 것이며, 혹은 <수성못>에서 죽음의 충동이 맴돌고 있는 인물들의 감정과 유대할 것이다. 이러한 유대를 통해 관객들은 강력하게 영화 속에 동화되고, 관객에게 커다란 사적 의미를 형성하게 한다. 이는 위태로움, 불안감, 죽음의 충동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은 관객 자신, 혼자가 아니라, 작가 혹은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관객들도 느끼는 감정이라는 안도감일 것이다. 비슷한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치유되며, 불안하고 위태로운 감정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작가의 흔적들이 짙게 느껴질수록 스크린 너머의 시간은 가상의 시간이 아니라 실재의 시간에 가까워진다. 이는 작가 본인이 체험한 실재의 시간으로, 이 시간들은 스크린에 투사되는 순간 작가와 관객이 공유하는 실재의 시간으로 발전한다.


우리는 위의 두 영화, <초행><수성못>을 통해 이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작가의 흔적들이 짙은 이 두 영화는 작가가 느낀 감정과 시간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이 흔적들이 존재한다는 명백한 지표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풍기는 뉘앙스 혹은 작가의 인터뷰나 세계관을 바탕으로, 우리는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영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불확실한 확신을 하게 된다.

 




스크린 속 7년차 커플, 수현과 지영이 다가온 결혼에 대해 위태로움과 불안감을 느낄 때, 이 둘을 매개체로 작가와 관객이 각자의 삶에서 느끼는 위태로움이 조우한다. 10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이 커플이 직면한 문제는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결혼에 대한 두려움, 현재의 직장과 벌이에 대한 문제, 복잡한 가정사를 비롯하여 다수의 문제가 여전히 안개처럼 그들의 앞을 가리고 있다. 그 안개 속에서 방향의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그냥 걸을 뿐이다. 이 조우는 관객 혹은 작가에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감정을 유대함으로써 우리의 앞에 닥친 시련을 극복할 동력을 얻는다.

 

<수성못>의 인물들이 느끼는 죽음의 충동 역시 관객과 조우한다. <수성못>의 인물들은 추구하는 무언가를 실패하거나 소중한 누군가를 잃고 이 시련의 돌파구로 죽음을 선택하고자 한다. 하지만 죽음의 시도마저 실패하며, 죽음의 충동은 그들 곁에 맴돌기만 할 뿐이다. 죽음마저 선택할 수 없는 그들의 무기력한 삶과 조우하지만, 이 서사는 관객에게 무기력 감정만을 남기지는 않는다. 죽음의 충동이 맴도는 것은 관객 혼자가 아니며, <수성못>의 인물들과 작가 또한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에 이들은 유대한다. 이 유대를 통해 죽음의 충동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보편의 감정으로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수성못>의 서사는 위로로 변하며, 관객들은 시련과 마주할 동력을 얻게 된다.

 

작가의 흔적, 즉 작가의 시간은 작가의 고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작가가 살아온 시간과 감정을 스크린에 고백함으로써, 작가와 관객은 유대한다. 이 유대를 통해 영화는 관객에게 큰 사적 의미를 지니고, 영화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력으로서 작용한다.







# 추모와 연대로서의 시간

<공동정범>(2016), <눈꺼풀>(2016)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연대는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아픔 혹은 고통의 시간을 함께함으로써그 감정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다우리는 이러한 공유의 과정을 통하여각자의 방법으로 그들의 짐을 함께 부담하거나 위로하고자 한다이와 같은 맥락에서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인데그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함께 슬퍼하는 것도 하나의 연대라고 할 수 있다누군가는 그들의 아픔 혹은 고통에 대해 목소리를 내거나 투쟁함으로써 연대하기도 하지만그들의 아픔 혹은 고통에 함께 슬퍼하는 것 또한 하나의 연대인 것이다.


연대의 과정에서는 다수의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필요로 하며, 영화 또한 그 중 하나이다. 이러한 측면은 특히 국내의 독립 영화들에서 돋보인다. <공동정범>은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용산 참사 희생자들의 시간을 기록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눈꺼풀>은 하나의 시가 되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있다. 이 영화들은 그들의 고통과 아픔의 시간을 스크린에 투사하고, 관객들이 그 시간을 마주하게 한다. 이 마주함을 통하여, 관객들은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다. 그리고 이 체험은 연대의 시작을 알린다.




 

우리는 10년 전 용산 참사의 비극에 대해 함께 분노하고 슬퍼했지만, 늘 그러하듯 이 비극은 우리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공동정범>은 희미해진 이 비극을 환기시킨다. <공동정범>의 카메라는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모습을 추적하고, 그들의 진술에 귀 기울인다. 카메라에 기록된 시간들은 극장의 스크린에 투영되고, 관객들은 잠시나마 용산참사 희생자들이 살아온 아픔과 고통의 시간에 마주한다. 작은 범위에서 잠깐의 시간 동안 관객들은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며, 크게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감정을 유지하고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알리기 위해 힘을 쓴다. <공동정범>은 용산참사에 대한 연대와, 그들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매체이다.


<눈꺼풀>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작용한다. 다큐멘터리 <공동정범>이 실제 피해자들의 시간을 포착했다면, <눈꺼풀>은 가상의 시공간을 만들어 은유적으로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펼쳐지는 미륵도에서 서사는 진행되며, 망령들은 주변을 배회한다. 때때로 과도한 은유와 추상적 표현으로 인해 관객들이 극의 정확한 흐름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는 슬픔은 가슴 한 구석에 남는다. <눈꺼풀>이 투영되는 스크린은 <공동정범>처럼 직접적으로 피해자들의 고통 받는 시간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 또한 그들의 고통을 느끼게 한다. 간접적인 고통의 체험을 통해 피해자들과 작게나마 연대한다.

 





# 시대의 포착

<서산개척단>(2018), <5.18 힌츠페터 스토리 5.18>(2018), <해원>(2017)

 

지가 베르토프를 비롯한 다수의 소련 감독들이 과거에 영화를 혁명의 도구로 여겼듯이여전히 현재의 영화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텔레비전을 비롯해 다수의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하는 등다수의 요인으로 인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은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여전히 다수의 영화들은 세상을 바꾸고자 목소리 내고 있으며위의 영화들도 그 중 하나이다이 영화들은 과거의 과오에 대해 추적하며이에 대해 바로 잡고자 한다.

 

한국사에서 20세기는 격동의 시기였다. 불과 100년 사이에 일제강점기를 겪고 독립을 이뤘으며, 무수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뤘다. 이 짧은 시간 동안 한국 사회는 다수의 사건을 겪었고, 큰 발전을 하는데 성공했다. 그와 동시에 다수의 사건들은 부작용을 일으켰고, 희생자들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대의라는 명목 하에, 이 희생자들은 묵인되었다. 이 영화들은 이러한 과오에 대해 바로 잡고자 한다. <해원>은 해방 이후 남한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을, <5.18 힌츠페터 스토리>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벌어진 신군부의 학살을, <서산개척단>은 정부의 토지개발을 명목으로 일어난 사기극에 대해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는 과거를 추적하며, 포착된 시간을 스크린에 투영한다.

 




하지만 이 과오의 시간들을 포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진실을 밝히는 것을 방해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또한 과거의 시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이 영화들은 피해자들의 진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5.18 힌츠페터 스토리>의 경우 힌츠페터가 카메라를 통해 기록한 진실의 역사들이 존재하기에, 나머지 두 영화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나머지 두 영화의 경우 직접적으로 카메라를 통해 포착한 과거는 존재하지 않기에 전적으로 피해자들의 진술과 문헌의 기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재현된 시간은 카메라를 통해 포착한 실재의 시간에 비해 불완전하며, 때때로 관객들에게 불신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들을 불완전한 영화라고 판단할 수 없다. 이 영화들은 피해자들의 진술 혹은 문헌의 기록을 따라 과거의 시간을 재현하지만, 이는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과거의 진실들을 포착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포착된 시간이 극장의 스크린에 투영되는 순간, 관객들은 그 시간과 마주하고, 과거의 과오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또한 어떤 관객들은 의문을 품는 것을 넘어 그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 희미해지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

 

오직 시간을 포착한다는 것만이 영화의 참된 가치는 아니다. 이 글을 통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최근 영화 시장에서 시간을 포착하는 영화들이 점점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그와 동시에 시간을 포착하는데 충실한 것처럼 보이는 위의 영화들을 만났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기도 하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이 영화들의 가치를 단순히 시간을 포착한다는 것만으로 단정지을 수 없으며, 이와 동시에 각자 특별한 가치들을 지니고 있다.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화려한 어트랙션 속에서 잠식될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들의 그에 매료될 것이다. 하지만 건너편 작은 극장에서 시간을 포착하는 국내의 독립 영화들이 상영될 것이다. 또한 이 영화들은 빈자리가 듬성듬성 할 것이다. 이 현실에 대한 아쉬움에, 작게나마 국내의 독립영화들의 가치에 대해 서술했으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과 이 영화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마무리 하고자 한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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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상영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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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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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춘천, 춘천> 인디토크

● 일시: 2018년 10월 18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장우진 감독

●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 일시: 2018년 9월 28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장우진 감독 | 배우 이세랑, 양흥주, 우지현, 이상희

●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 일시: 2018년 9월 29일(토) 오후 4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춘천, 춘천> 장우진 감독, 우지현 배우 X <폭력의 씨앗> 임태규 감독, 소이 배우





 INFORMATION 


- 제목 춘천, 춘천

- 각본/감독 장우진

- 프로듀서 김대환

- 출연 우지현, 양흥주, 이세랑 그리고 이상희

- 제작 봄내필름

- 배급/홍보마케팅 무브먼트

- 장르 드라마,로드무비 

- 상영시간 77분

- 제작연도 2016

- 개봉 2018년 9월 26일

- 제작지원 강원문화재단,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

- 주요영화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뉴디렉터스 뉴필름즈 2017(뉴욕현대미술관 MOMA 초청 상영)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감독상 수상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부문

제41회 홍콩국제영화제

제32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SYNOPSIS 


스쳐간 흔적들이 머무는 

춘천 거기

 

고향 춘천을 벗어나 상경을 꿈꾸는 청년이 있다. 몰래 서울을 벗어나 춘천행 열차를 탄 중년의 남녀가 있다. 청년은 서울에서 면접을 보고 다시 춘천으로 향하고, 중년의 커플은 일탈을 바라며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한다.

 

춘천, 춘천

두 번을 불렀더니 

그 곳이 여기로 왔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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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토크 



<나부야 나부야> 인디토크

● 일시: 2018년 9월 20일(목) 오후 8시 상영 후

● 참석: 최정우 감독

● 진행: 정지혜 평론가





 INFORMATION 


제목  : 나부야 나부야(Butterfly)

연출 : 최정우

출연  : 이종수, 김순규

배급/마케팅 : ㈜인디스토리

상영시간            : 65분

개봉  : 2018년 9월 20일

영화제 :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SYNOPSIS 


“젊어서는 그럭저럭 지냈는데 나이 들어 갈수록 서로 정이 더 두터워져”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 78년을 함께 한 노부부가 산다.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음식부터 빨래까지 모든 집안일에 솔선수범하는 애처가다. 한날 한시에 이 세상을 하직하자고 그렇게 약속을 했건만… 얄궂은 이별이 찾아왔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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