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기부금 내역 안내


한 해 동안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년 기부금 내역입니다. 


인디스페이스에 보내주신 후원금은 인디스페이스의 든든한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 많은 후원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궁금한 사항은 문의 바랍니다. 070-8236-0366)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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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눈꺼풀(Eyelids)

제작/제공: 자파리필름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

감     독: 오멸

출     연: 문석범, 성민철, 이상희, 강희

장    르: 드라마

개 봉 일: 2018년 4월

영화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 조합상 수상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수상





 SYNOPSIS 


먼 길 떠나는 당신, 든든하게 먹이고 보내고 싶었습니다.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다는 섬 미륵도. 이곳엔 먼 길 떠나기 전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는 떡을 찧는 노인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에 커다란 폭풍이 몰아치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섬에 찾아온다. 그러나 쌀을 빻을 절구통이 부서지고, 우물의 물이 썩어 더 이상 떡을 만들 수 없게 되는데...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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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토) 20:10

4월 1일(일) 15:00

4월 2일(월) 19:30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INFORMATION 


제     목    | 120BPM

원     제    | 120 Beats Per Minute

감     독    | 로빈 캄필로

출     연    |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아르노 발로아, 아델 하에넬, 이브 헤크

수     입    | ㈜레인보우팩토리

배     급    | ㈜엣나인필름

등     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     르    | 드라마

러닝 타임    | 143분

국내 개봉    | 2018년 3월 15일





 SYNOPSIS 


살아 있어, 이렇게 뜨겁게!


1989년 파리, 에이즈의 확산에도 무책임한 정부와 제약 회사에 대항하는 ‘액트업파리’(ACT UP PARIS)의 활동가들은 오늘을 살기 위해 1분 1초가 절박하다. 새롭게 단체에 가입한 ‘나톤’(아르노 발노아)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션’(나우엘 페레즈 비스키야트)과 함께 차가운 시선에 맞서 뜨겁게 사랑하며 투쟁한다. 하지만 이미 에이즈로 고통 받고 있는 ‘션’, 그를 향한 ‘나톤’의 사랑은 거침없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그들은 다시 거리를 향해 나서는데…


올 봄, 당신의 심장에서 깨어날 단 한 편의 걸작

120BPM, 이 사랑의 속도에 심장이 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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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공녀 한줄 관람평


권소연 |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미소가 곁에 있다고

이수연 |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박마리솔 | 소중한 것을 끝까지 놓지 않을 용기가 내게는 있을까

임종우 | 평범한 원칙을 지키며 산다는 것의 평범하지 않음에 대하여

김민기 | 닭백숙 값은 누가 냈을까?

윤영지 | 영화로 옮겨낸 '소유냐 존재냐'







 <소공녀 리뷰: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연 님의 글입니다. 




만 원 남짓의 위스키 한 잔, 담배 한 갑과 남자친구. 미소의 세계는 사소한 것들로도 충분히 굴러간다. 바퀴벌레도 기어 다니는 허름하고도 차가운 단칸방이지만 미소에겐 불행이 아니다. 가사도우미라는 직업도 마찬가지다. 미소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세 가지는 여전하니까. 그럼에도 그 협소한 세계마저 호사라는 듯 세상은 얄팍한 꼼수를 부린다. 불행한 마법처럼 위스키부터 시작해 담배, 월세까지 그 값을 훌쩍 올린다. , 혼자서도, 괜찮다고 미소는 의연하게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영화는 미소의 떠돌이 소공녀 생활을 따라 전개된다. 미소는 달걀 한 판과 함께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과거의 크루들(문영, 현정, 대용, 록이, 정미)을 만난다. 그들은 집을 포기한 미소와 다르게 사랑하는 것들을 포기한 이들이다. 휴게실에 숨어 링거를 맞는 직장인, 결혼 후 집안일과 가정에 시달리는 주부, 아내와 이혼을 앞둔 직장인, 결혼하지 못한 채 부모님과 사는 남자, 과거는 숨긴 채 남편에 맞추는 삶을 사는 여성까지. 미소가 만나는 이들을 통해 영화는 가정과 집이라는 테두리 안의 삶을 드러낸다. 그들은 포기하라고, 삶의 경계 안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단념할 필요도 있다고 미소를 끊임없이 설득한다. 그러나 미소는 답이라도 정해져 있는 것마냥 갈등하지 않는다. 크루들을 만나는 여정은 어찌 보면 타이르는 세상과 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신 미소는 이름처럼 열렬히 싸우되 한 줌의 인간됨을 놓지 않는다. 남자친구 한솔과 이별하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울지 않는다. 부모도 집도 없이 떠도는 삶이지만 타인을 탓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천연한 얼굴로 웃는다. 미소(微笑). 작기도 작은 (微小) 주인공의 이름이지만 더불어 그녀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다. 단 한 순간도 미소는 위축되지 않았다.


미소에게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을 포기하길 종용하는 이들 또한 영화가 위로하고자 하는 대상이다. 그들도 미소처럼 지키고자 했던 것들과 선연히 빛나는 삶의 청춘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생활이 빚으로 가득 차 자꾸만 여유를 잃어가는 삶은 포기를 익숙하게 한다. 구석에 몰려 다른 선택지를 택한 이들을 우리가 비난할 수 없다. 아니, 돈에 허덕이며 사는 삶이 우리네 인생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떠돌이 삶을 강행하는 미소를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미소를 염치없다며 비난하는 이를 우리는 공감할 수밖에 없다. 본인의 선택을 문책하는 이들에 미소는 설득도 분노도 않고 웃는다. 그 웃음은 연민도 동정도 아니며 그저 그들의 삶을 인정하는 것이다.

 






<소공녀>는 현실을 지독히 해학적이고도 쓰라리게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에 가깝지만 동시에 동화라 해도 무방하다. 현실에서 미소의 삶을 선택할 이는 극히 적을 것이기에. 미소라는 인물은 영화로써 성립되는 존재임을 알기에. 동시에 미소는 우리가 상상하던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을공주님은 아님을 알기에. 사랑하는 것들로 내 세계를 채워나가기조차 사치인 이 세상에서 역설적으로 미소는 그들을 지켜나가기로 결심한다. 포기한 어떤 이들을 위해 미소는 치열하게 싸운다. 영화는 미소를 포함한 모든 인물이 택한 길에 어떠한 사견도 달지 않는다. 청춘이기에 좇을 수 있는 행복과 어른이라는 위치가 갖는 상징적인 책임들 사이에 <소공녀>는 위치한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빼곡한 미소의 흰머리를 보며 행복과 위안을 넘어서서 모종의 씁쓸함이 넘실거린다. 아울러 탁하고 씁쓰레한 웃음과 함께 영화 <소공녀>와 미소에 대한 눈물 어린 고마움이 깃든다. 대신 싸우며 탓하지 않고 울지 않고 지켜내줬다는 그런 고마움. 세상 물정 모른다고 비난해도 좋다. 치기 어린 투정이라 보아도 좋다. 우리가 갈등한 그 길의 끝엔 행복이 있을 거라고 믿을 테니까. 청춘이기에 비로소 품을 수 있을 가치들을 제작사 광화문시네마는 작고도 큰 미소의 존재를 통해 다시 한 번 위무해 낸다. 계속이고 자라나는 미소의 흰머리처럼, 바퀴벌레처럼, 끈질기게 살아갈 것이라고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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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눈꺼풀(Eyelids)

제작/제공: 자파리필름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

감     독: 오멸

출     연: 문석범, 성민철, 이상희, 강희

장    르: 드라마

개 봉 일: 2018년 4월

영화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 조합상 수상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수상





 SYNOPSIS 


먼 길 떠나는 당신, 든든하게 먹이고 보내고 싶었습니다.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다는 섬 미륵도. 이곳엔 먼 길 떠나기 전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는 떡을 찧는 노인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에 커다란 폭풍이 몰아치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섬에 찾아온다. 그러나 쌀을 빻을 절구통이 부서지고, 우물의 물이 썩어 더 이상 떡을 만들 수 없게 되는데...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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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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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풍경의 얼굴들  인디포럼 월례비행 <얼굴들>  대담 기록


일시 2018년 3월 21일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강현 감독ㅣ배우 박종환 

진행 정지혜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마리솔 님의 글입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은 현재의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역사와 미래가 담겨있다. 인물들의 시간은 제각기 흐르지만 하나의 풍경으로서 연결된다. 3월의 월례비행은 이강현 감독과 박종환 배우 그리고 정지혜 평론가가 함께했다.







정지혜 평론가(이하 진행): <얼굴들>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존 카사베츠의 <얼굴들>(1968)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두 영화가 얼굴을 다루는 방식에 다름이 존재합니다. 거칠게 말하면 극단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강현 감독의 <얼굴들>은 훨씬 인물의 얼굴 혹은 인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얼굴들>이라는 제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강현 감독(이하 이강현): 존 카사베츠의 <얼굴들>과 같은 제목을 썼다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그냥 써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사베츠를 좋아하는데, 단지 제목이 같다는 것 말고는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에 상관없을 것 같았습니다. 얼굴이라는 것은 항상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이니까요. 영화는 사람과 얼굴을 담는 매체이고, 어떤 단어가 가질 수 있는 쓰임새는 무한합니다. <얼굴들>이라는 영화에서 제가 사람의 에너지를 담고자 한 방식은 카사베츠와는 특히 다른 부분입니다.

 

진행: <얼굴들>의 영문 제목은 <Possible faces>, 그러니까 가능한 얼굴들이라는 뜻인데, 국문 제목과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국문 제목은 '얼굴들'이지만 영문 제목에서는 그 앞에 가능함이라는 단어를 붙임으로써 상상의 가능성들을 열어준 것 같은데요, ‘가능한 얼굴은 아직 우리가 확인하지 않은, 앞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미래의 얼굴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 안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과거사가 있지만 영화가 전사(前史)를 계속 이야기하는 방식은 아니에요. ‘가능한 얼굴들이라는 말에서 미래가 숨어있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문 제목과 국문 제목의 차이가 영화의 방법론과도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강현: 영제가 처음부터 있던 건 아닙니다. 편집을 끝낼 무렵에 영제를 짓는데 가능한 얼굴들이라는 제목이 좀 후퇴한 느낌이라는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편집을 마칠 무렵에 제가 이 후퇴한 느낌을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여러 관계들이 갖고 있는 한계들을 반영한 것 같고,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것에 있어 제가 느끼는 어려움도 반영한 것 같고요. ‘가능한이라는 것은 소극적으로는 한계 짓는 느낌이지만 동시에 희망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한계,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 이 영화의 한계가 있고 사람의 인생에도 한계가 있지만 그것들을 선언했을 때 갖게 되는 힘이 좋았습니다.

 

진행: 이 영화에는 중심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박종환 배우가 맡은 기선이라는 인물이 그렇습니다. 다른 인물들과 다르게, 유일하게 끈이 있는 인물이 기선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 혜진진수’, ‘현수는 사실상의 접점이 없고 각자의 시간이 병렬적으로 흐른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기선인데, 기선이라는 인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강현: 제작을 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에서 샛길로 빠져 그 옆의 다른 인물들을 쓰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기선의 시작점을 한 줄로 요약해본다면 ‘처음에는 선생님이었던 학교직원. 어느 날 문득 수업 시간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을 궁금해 하게 된다.이 한 줄이었던 것 같아요. ‘얼굴들이라는 건 나의 외부에 있는 타인들인데, 타인에 대해 갖는 감정, 즉 미안함, 죄책감, 책임감 같은 것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이야기의 출발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 다른 인물들이 나오긴 했지만 기선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타인에 대한 감정들, 혹은 그것이 좌절된 이후의 행보들을 담으려 했습니다.

 






진행: 드라마를 만드는 방식의 영화는 아닌데요, 그 중심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박종환 배우님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박종환 배우(이하 박종환): 어렵다고 느꼈던 적은 없었습니다. 기선이 가지고 있는 모습들이 처음엔 낯설게 다가왔는데, 결국 기선의 감정은 혜진과 헤어지고 나서 갑자기 밀려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견디고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모습으로 느껴졌습니다.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기선이 가지는 컨디션이나 기조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렵다기보다는 새로웠고 새로운 감정을 알아가며 도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진행: 기선에게 다층적인 면모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아마 명확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상황이나 대사에 있어서 주어를 생략하는 등의 모습들이 주저하고 불안정한 감정을 다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인물에 대한 설정이 따로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강현: 비교적 다른 인물, 예컨대 혜진이나 진수, 현수 같은 경우는 주저주저하거나 어쩔 줄 몰라 하는 느낌은 없죠. 기선이라는 인물은 자기 외부의 것들에 대해 판단하는 감정들을 어쩔 줄 몰라 하는 인물이 맞습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세상에 대해 어떻게 할 지 모르겠는감정을 다루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박종환 배우님과 시나리오를 앞에 두고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이야기한 것이 인상 깊었는데요,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영화 외의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 나는 아직 모르겠고, 이런저런 어려움도 있다고 이야기 했을 때 박종환 배우님이 이런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때의 제 마음을 내려놓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고 난 이후부터는 이 영화의 에너지가 아닌 다른 삶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될게요.”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구체적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 혹은 장면에 대한 이야기는 술술 넘어가며 했던 것 같고 주로 서로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진행: 네 명의 중심적인 인물들이 각자의 시간을 대면하는 방식에서 수많은 얼굴들이 등장합니다. 의도적으로 주변의 인물들 혹은 익명의 거리의 사람들, 크고 작게 대화를 나누는 인물들에게 장면을 할애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강현: 의도적이거나 계획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에서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진행: 그러면 전체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시나리오를 쓰는지, 아니면 각각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에피소드를 모아 완성해 가는지 궁금합니다.

 

이강현: 애초에 큰 틀 정도만 구상하고 나머지는 시나리오 쓸 때 즈음에 만났던 사람들이나 상태, 날씨에 영향을 받습니다. 특정한 시나리오와 무관하게 평소에 이런저런 기억들을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관객: 관계를 다룬 드라마라고 하지만서스펙트적인 요소가 있어 계속 심장이 빨리 뛰었던 것 같습니다영화를 전개하면서 중요한 이벤트들은 보여주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엔딩은 무엇을 표현하려 한 건지 궁금합니다. 정지혜 평론가님은 영화를 보면서 마음을 움직인 장면으로 어떤 장면을 꼽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이강현: 엔딩을 보았을 때 어떤 시청각적인 감정들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굳이 더 말씀 드리자면 혜진은 가게를 완성했고, 진수는 성장을 해서 자기 길을 잘 가고 있고, 현수는 어딘가에서 잘 살 것 같아요. 그런데 기선은 자기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상태이고 그 이상의 답을 못 찾은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엔딩 장면 직전의 동네 풍경들, 세상의 풍경에 대해 여전히 어쩔 줄 몰라 하는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진행: 저는 “20년 뒤에는 퇴직하지 않았을까?”라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을 보며 촌철살인이라 생각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관객: 종종 풀샷으로 공간을 담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오는데, 인물을 담는 장면에 비해 크고 독특한 시각이 보였습니다. 공간을 크게 잡을 때 어떤 것을 중점으로 촬영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또 기선 역할은 감정이 크게 드러나는 편이 아닌데 다른 인물들과의 호흡 속에서 역할에 몰입할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박종환 배우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강현: 처음부터 크게 의도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찍어놓고 편집하다 보니 저도 공간을 담은 풀샷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공간을 많이 찍자고 이야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촬영할 때의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려보면, 카메라를 인물 앞에 두려고 할 때 은연 중에 거부감을 느끼고 ‘좀 멀리 빼야겠는데?’ 생각들을 했던 것 같아요. 왜 그랬는지는 스스로도 의문입니다. 이전의 작업들에도 공간을 많이 담기는 했습니다. 일단 다음 작품부터는 풍경을 찍지 않으려고 합니다.

 

박종환: 상대 배우들이 다 다른 역할인데도 비슷한 느낌으로 와 닿았습니다. 어느 장면을 촬영하더라도 그 장면이 갖고 있는 힘이 느껴져서 감독님께서 이런 말이나 상황을 실제로 겪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배우가 상대배우로 느껴지기 보다는 감독님이 바라 본 그때 그 상황 속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진행: 몇 번 서사가 바뀌는 순간이 있습니다. 물론 감독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넣었겠지만, 사실 그 장면이 없더라도 전개가 가능했을 텐데, 혼란을 주는 방식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집에서도 일종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의도적인 착각, 혼란들이 병렬되어 있는 인물들의 시간을 보며 과거, 현재, 미래가 계속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해서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방식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이강현특별히 명시적으로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현재의 감각, 느낌들이 과거에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는 어떤 장면이 다른 장면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개별 장면에서의 느낌과 감정들을 조합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은데, 개별 장면의 감정이 충실히 전달이 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는 지금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 같아요.

 






진행: 재미있는 장면 중 하나가 현수가 누군가의 일기장 혹은 메모를 읽는 장면이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 현상수배범과 남편의 얼굴이 비슷하다고 하는 장면은 저에게 해석의 가능성을 남겼습니다. 이 영화가 초반에 지역이나 공간이나 사람의 인상을 만들고는정형화된 인상이랄까요그 인상이 집단의 인상이 되는 것에 대해 계속 의심하도록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유형이나 틀을 깨뜨리거나 헤집어 놓으려고 하는 욕망이 느껴졌습니다

 

이강현: 그런 부분을 찍거나 쓸 때는 오히려 직관적이게 됩니다. 다른 부분들은 머리를 굴리고 어떻게 끼워 맞출지 고민하는데, 말씀하신 장면 같은 부분은 감정의 덩어리로 다가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말씀하셨듯이 삽입된, 빗대자면 영화 속에서 '괄호 쳐진' 부분들은 제가 주로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들, 가령 라디오 사연, 시청률 안 나올 때 하는 TV휴먼다큐, 아니면 SNS 같이 많이 볼 수 있는 것들이고, 거기서 받는 감정들이 작업할 때 제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평균적인 감성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평균이 주는 이중적인 느낌들이 있고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제 작업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들입니다. 지역마다 환경이 다르고 계급 차이도 있을 거고 여러 가지 편견들도 있을 테지만 일반적인 편견을 깨려는 의도보다는 사람살이의 평균치에 대한 감각들, 그것들이 주는 여러 가지 감정의 측면들, ‘일반적인 사람 사는 모습으로 재현되어온 것들에 대한 의심이기도 합니다. 의심이지만 진실이기도 한, 그런 부분들을 작업하면서 염두에 두었습니다.

 


관객: 현수가 꽃시장에서 생화나 조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나 혜진이 생중계를 보는 장면들에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작업과 비교했을 때 새롭다거나 다큐멘터리 작업에서 해보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이강현: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저한테는 극영화 작업이 첫 작업이고 같은 영화라고 하더라도 매체적 특성이 확연히 다릅니다. 저는 이번에 영화를 찍으며 최초의 구상들이 무너지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좋았다 혹은 싫었다고 판단하긴 어렵고 다만 힘들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극영화를 찍으면서 좋았던 점은 좋았던 배우들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입 바른 소리 아니고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요즘에도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어야 할 텐데그런 생각을 해요. 그때 배우들을 섭외하며 했던 거짓말들이 조금이라도 덜 거짓이 되어야 할 텐데, 하는 마음입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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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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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회  인디피크닉2018 

 

기간 2018년 4월 5일(목) - 8일(일) | 4일간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상영작 11섹션 21편(장편 7편/단편 14편)

관람료 7,000원


주최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독립영화협회

주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한 해의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축제 서울독립영화제가 새봄을 맞이하며 관객을 찾아갑니다. 2004년 시작, 올해로 15회를 맞는 순회상영회 인디피크닉(이하 인디피크닉)은 독립영화의 저변확대와 지역 및 부문의 상영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합니다.


장편 부문에는 길 위에 내몰린 여성의 선택을 신중하게 좇으며 삶과 영화의 가능한 관계를 숙고하는 <이월>(대상), 아들의 희생으로 익사 직전에 구조된 아이를 마주하는 부부의 고민을 섬세히 다룬 <살아남은 아이>(최우수장편상), 사드 배치로 일상을 잃어버린 성주의 내밀한 삶과 역사를 응시하는 <소성리>(독불장군상), 아파트를 둘러싼 한국의 근현대 건축 역사를 짚어 공간의 철학을 새롭게 환기하는 건축 시리즈 <아파트 생태계>, ‘극장’을 주제로 삼인 삼색 이야기를 선보인 서울독립영화제2017 개막작 <너와 극장에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단편 부문은 데이트 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설득력 있게 다룬 <손의 무게>(최우수 단편상)와 사람의 콧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독특한 상상으로 그려낸 애니메이션 <(OO)>(심사위원상), 빛과 어둠의 조율을 실험하며 감각적으로 그려낸 <사냥의 밤>(열혈스태프상) 등 총 14편의 작품이 다양한 테마로 엮어 소개됩니다.






4/5(목) 

18:40 장편4 < 아파트 생태계 > 

20:20 단편1: 여성으로 살아가기 < 자유로 / 손의 무게 / 시국페미 > + GV: 황슬기 감독 / 이수아 감독, 배우 윤지온, 최배영 / 강유가람 감독 ㅣ 진행: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4/6(금) 

18:00 장편3 <소성리> + GV 박배일 감독ㅣ진행: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20:20 장편6 <얼굴들> + GV 이강현 감독ㅣ진행: 이승민(영화평론가) 


4/7(토)

12:40 단편2: 감각의 시간, 기억의 공간 < (OO) / 사냥의 밤 / 나만 없는 집 / 봄동 > + GV 오서로 감독 / 장은주 감독 / 채의석 감독 / 김현정 감독ㅣ진행: 김경묵(영화감독) 

15:00 장편2 <살아남은 아이> + GV  신동석 감독ㅣ진행: 안보영(프로듀서)

18:00 장편5 <너와 극장에서> + GV 정가영 감독 / 김태진 감독, 배우 박현영, 우지현, 한해인ㅣ진행: 허남웅(영화평론가)

20:20 장편7 <국경의 왕> + GV 임정환 감독ㅣ진행: 진명현(Movement 대표)


4/8(일)

13:00 단편4: 그들 각자의 거리에서 < 밝은 미래 / 한낮의 우리 / 야간근무 > + GV 허정재 감독, 배우 백종환, 박새힘, 이종윤 / 배우 김예은ㅣ진행: 이경준(서울독립영화제 프로그램팀장)

15:20 장편1 <이월> + GV 김중현 감독, 배우 조민경ㅣ진행: 신아가(영화감독)

18:00 단편3: 사랑이 꽃피는 지구별 < 별이 빛나는 밤에 / 당신도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 /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 산나물 처녀 > + GV 강동완 감독, 배우 곽민규 / 정가영 감독ㅣ진행: 이채현(서울독립영화제 홍보팀)


* 관객과의 대화(GV) 진행 및 게스트는 게스트의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장편1 - 111분 50초 / 15세이상관람가

<이월> 김중현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11min 50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대상]


장편2 - 123분 25초 / 15세이상관람가

<살아남은 아이> 신동석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23min 25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최우수장편상] 


장편3 - 79분 / 12세이상관람가

<너와 극장에서> 유지영, 정가영, 김태진 | 2017 | Fiction | Color+B&W| DCP | 79min 

[서울독립영화제2017 개막작] 


장편4 - 89분 / 12세이상관람가

<소성리> 박배일| 2017 | Documentary | Color | DCP | 89min 

[서울독립영화제2017 독불장군상] 


장편5 - 80분 / 12세이상관람가

<아파트 생태계> 정재은| 2017 | Documentary | Color | DCP | 80min 

[서울독립영화제2017 특별초청 부문]


장편6 – 130분 / 12세이상관람가

<얼굴들> 이강현| 2017 | Fiction | Color | DCP | 130min 

[서울독립영화제2017 심사위원상/독불장군상]


장편7 – 118분 14초 / 12세이상관람가

<국경의 왕> 임정환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18min 14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집행위원회특별상]


단편1 : ‘여성’으로 살아가기 - 92분 / 15세이상관람가

<자유로> 황슬기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8min 57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본선경쟁 부문] 

<손의 무게> 이수아| 2017 | Fiction | Color | DCP | 33min 15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최우수단편상]

<시국페미> 강유가람 | 2017 | Documentary | Color | DCP | 39min 44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특별초청 부문]


단편2 : 감각의 시간, 기억의 공간 - 85분 / 전체관람가

<(OO)> 오서로 | 2017 | Animation | Color | DCP | 6min 10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심사위원상] 

<사냥의 밤> 장은주 | 2017 | Experimental | B&W | DCP| 15min 30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열혈스태프상]

 <봄동> 채의석 | 2017 | Fiction | Color | MOV | 29min 52sec (E)

[서울독립영화제2017 특별언급]

 <나만 없는 집> 김현정 | 2017 | Fiction | Color | DCP | 32min 53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관객상]


단편3 : 사랑이 꽃피는 지구별 - 80분 / 12세이상관람가

<별이 빛나는 밤에> 이종훈 | 2016 | Animation | Color | DCP | 9min 5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본선경쟁 부문]

<당신도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 강동완| 2017 | Fiction | Color  | DCP | 20min 46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본선경쟁 부문]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정가영|2017|Fiction|Color| DCP|19min 48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특별초청 부문]

<산나물 처녀> 김초희 | 2017 | Fiction | Color | DCP | 28min 30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특별초청 부문]


단편4 : 그들 각자의 거리에서 - 85분 / 전체관람가

<밝은 미래> 허정재 | 2017 | Fiction | Color | DCP | 28min 40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본선경쟁 부문]  

<한낮의 우리> 김혜진| 2017 | Fiction | Color | MOV| 28min 8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독립스타상-배우 문혜인]

<야간근무> 김정은 | 2017 | Fiction | Color | DCP | 27min 45sec

[서울독립영화제2017 특별초청 부문]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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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기획] 지금, 독립영화


오늘도 독립영화는 우리를 기다립니다. 극장에서, 집에서, 때로는 우리가 뜻을 모아 함께하는 공간에서, 독립영화는 우리와 만나고 있습니다. 여기 독립영화와 좀 더 가까이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립영화의 지금을 생생히 경험하는, 인디스페이스의 관객기자단 인디즈 10기가 전해드립니다.








내일의 영화에 대하여,

이길보라 감독 인터뷰




* 관객기자단 임종우 님의 글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 독립영화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몇몇 독립영화관은 문을 닫아야 했고, 많은 독립영화가 국가의 탄압과 검열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2월에는 박근혜 정권 시기 독립영화가 문제영화로 분류되어 국가와 정부에 의해 제어되고 관리되었음이 명백한 사실로 드러났다. 한편 지난 몇 년간 한국 영화계의 중심에는 페미니즘 이슈가 있었다. 기존 영화의 여성 재현 방식에 대한 비판적 재검토와 함께 남성 권력에 의해 이루어진 영화계 내 여성혐오와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폭력의 공론화는 미투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오늘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독립영화는 많은 상처와 과제를 짊어지고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이 길 위에서 독립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이길보라 감독은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해 다큐멘터리를 공부했고 2015년에는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개봉을 통해 많은 관객을 만났다. 그는 여성감독이자 독립영화감독으로서 앞서 언급한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왔다. 현재 그는 한국을 떠나 암스테르담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인디즈 기획에서는 이길보라 감독에게 한국의 바깥에서 보이는 한국 사회는 어떠한지, 내일의 한국 독립영화는 어떤 모습을 가지려 하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네덜란드 필름 아카데미 수업 현장 (이길보라 감독 제공)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이야기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무사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네덜란드 필름 아카데미 석사 과정에서 영화 전공하고 있고요, 학부 생활보다 더 바쁘고 밀도 있는 워크샵들을 거치면서 정신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계속 한국어로 글도 쓰고 신문에 칼럼도 싣는 등의 일을 하고 있어요. 몸이 두 개면 좋겠다고 매일같이 생각합니다. 하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이하 영상원’)을 졸업하셨는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영화학교로 유학을 결정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필름 아카데미로 오게 된 건 굉장한 우연 혹은 운명이었습니다.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작업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한국에서 영상원 학부 졸업하고,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개봉하며 관객들을 만나고, 해외 영화제에서 다양한 나라의 프로듀서, 감독들을 만나고, 동시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출판하는 일도 해보고 나니 그 다음은 어떤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예술가로서의 작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랄까요. 물론 외국이라고 예술가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작업만 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진 않겠지만, 한국에서의 나의 경험과 다른 나라 예술가로서의 경험은 어떻게 다를까, 새로운 길을 모색해볼 수 있다면 그건 어떤 것일까,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는 다음 작업을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유럽을 여행하면서 이곳 저곳 둘러봤는데 예상 외로 네덜란드가 너무 좋았던 거죠. 사실 여행한 국가들 중에 커피가 제일 맛있었는데 그것도 큰 몫을 했고요. 하하. 네덜란드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었어요. 영어도 가장 잘 통하는 국가였고요.

그렇게 암스테르담에서 자유로운 나날들을 보내다 숙소 근처의 네덜란드 필름 아카데미에 놀러 가게 되었어요. 보통은 약속 잡고 가지 않으면 들여보내주지 않는데, 마침 그날 학교에 석사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학장 ‘Mieke’가 있었어요. Mieke가 저를 굉장히 신기해하면서 학교를 구경시켜줬고 석사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다가 얼떨결에 입학상담 같은 것을 받게 되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이 코스가 굉장히 좋은 코스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전통적인 영화수업이라기보다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는 코스에요. 그래서 졸업 작품을 꼭 완성할 필요는 없어요. 이 학교에서는 각 연구원(이 과정에서는 '학생'보다 '연구원'이나 '리서처Researcher'로 부르길 선호해요)들이 그룹, 멘토와 함께 어떻게 자신의 연구를 발전시키고 성장시켜 나가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 다큐멘터리를 주로 하니까 장편 다큐의 기획안과 트레일러 정도를 만드는 게 졸업 작품이 될 수 있어요. 이 학교는 유럽의 네덜란드에 위치해 있다는 이점을 백분 활용해서 졸업 이후 각자가 자신의 네트워크와 자신이 발전시킨 아이템을 가지고 연구를 지속해나가길 바라요.

그런 이야기를 듣는데 너무 꿈같은 거죠. 게다가 너무나 사려 깊은 학장 Mieke는 매우 똑똑하고 섬세한 여성이에요. 그것도 꿈같았어요. 그때 Mieke도 참 재미있었을 거예요. 여행자 차림의 어떤 아시아 여자애 하나가 대뜸 약속 없이 찾아와서는 학교 구경 시켜달라고 하고, 갑자기 입학상담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곳도 학교 안에 작은 테라스랄까, 정원 같은 곳이었거든요. 그냥 걸터앉아 아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그 후에 , 이 학교 와야겠다. 정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한국에 돌아와 입학을 준비했어요. 사실 여행하기 전에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영화학교가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뜬금없이 이 학교에 꽂힌 거죠.

 

이제 막 2학기를 시작했는데요, 일단 제가 한국에서 영상원 석사를 하지 않아서 무엇이 같고 다른지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일단 이 곳의 석사과정은 10명이 한 그룹을 이루어 그룹 중심으로 매번 다른 워크샵을 해나가며 자신의 연구를 발전시키는 과정이에요. 수강신청을 하는 게 아니라 매 학기마다 워크샵 일정표를 받아요. 예를 들어 첫 학기는 주관성이 주제였는데요,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있고, 어떤 작업을 해왔고, 동시에 나의 그룹은 어디에 위치해 있고, 나는 내가 속한 위치에서 어떤 것에 관심이 있으며 어떤 것을 해나가고 싶은지 탐색하는 학기에요. 그에 따라 이론중심 워크샵과 실기중심 워크샵이 배치되는데, 10명이 매번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발표를 합니다. 그래서 구성원끼리 서로 신뢰하는 걸 매우 중요시해요. 2학기 주제는 방법/방법론인데, 자신의 주관성을 알고 자신의 연구 주제를 알았으면 그 이후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탐색하는 학기죠. 사실 저는 이번이 첫 유학이라 다른 학교에서는 어떻게 공부하는지 모르겠지만, 학교의 친구들이나 교수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 이 학교의 코스가 네덜란드 내에서도 특별한 경우라고 해요.

 

 

감독님은 2015<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개봉을 통해 많은 관객을 만났어요.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반짝이는 박수 소리>가 일본에서 개봉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았을 때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국내외 개봉은 감독님에게 어떠한 변화를 주었나요?

 

영화와 함께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2012년에 만들기 시작해서 2014년에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고, 이후 2015년에 국내 개봉, 2017년에는 일본 개봉을 하면서 관객들을 만났어요. 그러니까 이 영화와 5년 정도 함께 성장한 셈인데요, 영화를 만들고, 개봉하고, 배급하는 과정을 통해 다큐멘터리 작업자로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 영화가 농인(청각장애인) 이슈를 다루고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 농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작업해나가면서 제 정체성을 더욱 자각하기도 했어요. 내가 어디 서 있고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면서 그것들이 더 확고해졌고요.

한국에서 영화 개봉하면서 저에게 코다 감독이라는 정체성, 청각장애인 이슈를 다루는 영화감독이라는 정체성이 생겨 일어난 일인데, 최근에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일본 소설 『데프 보이스』를 출간할 때 제게 해설을 부탁하셨어요. 코다인 주인공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인데 코다의 입장에서 정말 잘 쓴 소설이에요. 정말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일본에서는 코다를 주인공으로 이런 콘텐츠도 나오는구나 싶었어요. 한국은 아직 농인을 그저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인으로 분류하고 아주 기능적으로 캐릭터를 소모하잖아요. 그런데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았던 거예요. 놀라운 농세계, 코다의 세계를 아주 잘 그려내고 있어서 작가인 마루야마 마사키가 코다일 거라 확신했는데 청인이더라고요. 그것 또한 너무나 놀라웠어요.

작가 마루야마 마사키씨를 일본에서 영화 개봉할 때 만나게 되었어요. 마루야마씨는 시사회에도 오고 아내와 같이 영화관에도 오셨어요. 따로 술도 몇 번 마시고요. 마루야마씨가 제가 한글로 쓴 해설 글을 보고 우셨대요. 저도 소설 읽으면서 몇 번이나 울었거든요. 그 때 마루야마씨는 소설 『데프 보이스 2』를 집필 중이었는데, 일본에서 영화 상영 후 진행한 GV때 제가 말했던 엄마와의 에피소드가 무척이나 맘에 들었대요. 그래서 그걸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의 에피소드로 사용해도 되겠냐고 묻더라고요. 당연히 된다고 했고 얼마 전에 일본에서 그 책이 나왔어요.

마루야마씨가 책을 일본에서 보내줘서 며칠 전에 받았는데요,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사실 어디에 어떻게 제 에피소드가 들어갔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통해 굉장히 많은 부분이 확장되는 기분이랄까요. 내 작업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는 다른 작업으로 이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는 그걸 보고 또 다른 작업을 해나가고. 작업자로서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국경과 언어와 문화를 넘어 서로의 작업을 성장시키고 지지하고 연대해나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 스틸컷




사회적, 시대적 맥락을 조금 이야기해보면, 감독님의 몇 년간의 삶은 시기적으로 한국 사회와 한국 독립영화계가 겪은 큰 변화의 흐름을 관통하고 있어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한국 사회는 위태로운 방식으로 과거로 회귀했고 한국 독립영화계는 노골적인 국가의 탄압과 검열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의 중심에는 페미니즘 이슈가 있습니다. 영화 분야의 경우, 기존 작품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과 함께 수많은 영화계 내 여성혐오와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여성감독이자 독립영화감독의 눈으로 보았을 때 한국 사회는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나요? 최근 감독님의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최근 키워드는 역시 미투 운동인데요. 관련해서 이번에 한겨레 칼럼을 통해 저도 미투 운동에 합류 혹은 위드 유로 지지하는 마음을 담았어요(이길보라, “[삶의 창] 당신을 이어 말한다,” 한겨레, 2018.03.02.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34413.html. 참고). 사실 네덜란드로 유학을 오게 된 건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탄압과 검열, 그 어두운 시기 때문이었던 부분도 커요. 20대가 이명박, 박근혜 시대였거든요. 그 시기에 어떻게 글을 쓰고 다큐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엄청 컸던 것 같아요. 페미니즘 이슈 또한 그랬고요촛불집회 때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정권이 바뀌어도 나의 작업 조건, 농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20대 여성인 제 일상은 어차피 비슷할 것 같은 거예요. 예를 들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지상파 3사 모두 수화통역 방송을 제공하지 않았죠. 정권이 바뀌어서 조금 더 속이 편해지고 살기 좋아졌지만 사실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여성 혐오, 장애인 혐오, 개인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전체주의가 만연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헬조선이라고 했던 것이고요. 정권이 바뀌면서 조금 더 상식에 가까워졌겠지만 동시에 지금의 페미니즘 이슈, 미투 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절망적인 일일 거예요. 언젠가 정희진 선생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그 절반이 평등’, ‘페미니즘을 외치고 있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LGBT, 장애인, 노인, 어린이 이슈 등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도 못할 거라고 말이에요. 페미니즘은 사실 인구의 절반을 인정하는 거예요. 모두를 위한 거고요. 생물학적인 성으로 단순히 여성과 남성을 나눌 수 없듯이 말이에요.



현재 반 년 가까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실 감독님은 로드스쿨러의 정체성을 가지고 오랜 시간 국가의 경계를 넘으며 사회에 대해 고민해왔어요. 한국의 바깥에서 보는 한국 사회의 모습은 유학 이전에 보았던 것과 차이가 있던가요?

 

, 보다 전체주의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최근에 평창동계올림픽 관련해서 독일의 한 회사가 마케팅 차원으로 한국의 국민체조를 따라하는 영상을 제작해 올렸어요. 엄청 어설프게 국민체조를 하는 영상이었는데, 갑자기 제가 국민체조를 너무 잘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국민체조를 하는 영상을 과제로 찍고, 그걸 유튜브에 있는 여러 국민체조 영상들과 합쳐서 편집했는데 너무 웃긴 거예요. 국기에 대한 경례도요. 제가 영상원을 졸업할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거든요. 그때 상을 받아서 맨 앞줄에 앉아 있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 순서가 있었어요. ‘아니 무슨 예술학교 졸업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하며 뜨악했는데 다들 너무 의심 없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거죠. 저는 너무 놀라서 하지 않았어요. 전체주의잖아요. 이 나라에 목숨을 바치겠다는 놀라운 발상이죠. 그때 졸업생과 학부모, 교수들 모두 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웃기다고 생각했어요.

그 기억을 모티브로 해서 짧은 영상들을 만들었어요. 석사 과정 리서처들, 교수들과 같이 노래를 틀어놓고 국민체조를 하면서 그걸 찍기도 하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한국 사회를 다시 바라보고 또 여기서 함께 공부하는 리서처들의 시선에서도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굉장히 전체주의적이고 이른바 파이팅하는 사회인 거죠. 저는 훨씬 더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관심 끄고 퇴근 일찍 하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건강을 챙기는 사회. 사실 그러면 주변에 더 관심을 갖게 돼요. 시간과 여유가 생기거든요.

 


영화 분야로 들어가,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드리면, 네덜란드의 독립예술영화 문화와 한국의 독립영화 문화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단 독립영화 문화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직은 관람객으로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요, 암스테르담은 굉장히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이 굉장히 많아요. ‘Cineville 멤버쉽이라는 네덜란드 내의 42개의 영화관에서 영화를 무제한으로 관람할 수 있는 멤버십 제도가 있어요. 한 달에 19.95유로로요. 이 기금은 독립영화전용관과 영화 제작자들을 위해 쓰여요. 놀랍죠. 영화 한 편 보는데 10-11유로 정도니까요. 그리고 극장마다 모두 다른 영화를 틀어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어요. 암스테르담은 축제도 많이 열리고 크고 작은 영화제도 많이 열려서 다양한 영화를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네덜란드에서 아직 한국 영화를 관람한 적은 없어요. 36일부터 암스테르담에서 ‘CinemAsia’라는 아시아 영화제가 열리는데(인터뷰 35일 진행) 그 중 한국 상영작이 몇 개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 관심 있는 영화가 있나요? 관심이 가는 이유, 감독님에게 어떤 영감이나 자극을 주는지도 함께 알려주세요.


현재 한국에서 상영중인 <공동정범><피의 연대기>에 많은 관심이 갑니다. <공동정범>은 작년에 한국에서 봤는데, 가슴에 손을 얹고 봤어요. 리스펙트! 영화 주인공들을 비롯해 제작자들 모두에게 리스펙트를 보냅니다. 너무 훌륭하고 잘 만든 다큐멘터리라 다시 보고 싶어요. 그리고 <피의 연대기>는 제작 중에 피칭도 함께 하고 부산국제영화제 AND펀드도 함께 받았던 작업인데, 개봉하고 나서 영화를 못 봐서 너무 궁금해요. 최근 한국에서 페미니즘 이슈와 맞물려 개봉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해서 더욱 궁금하기도 하고요.



 

영화 <로드스쿨러> 스틸컷





감독님은 긴 시간 영화감독, 작가, 스토리텔러의 삶을 추구하고 있어요. 하지만 창작자의 삶을 살고자 할 때 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생계유지라는, 경제적 문제와 지속성의 문제가 가장 크게 다가오죠. 이 문제들에 대해서 감독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함께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영화학교 동료들의 생각은 어떤지도 전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창작자, 작업자로서의 지속가능성이 여전히 화두에요. 여기서 새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계속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기서 새 작업을 해나갈 수 있을까, 비자는 어떻게 할까, 졸업하고 나서 여기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여전히 저도 그런 생각을 한답니다. 현재 동기 중에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하면서 석사 과정도 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역시 여기서도 다큐 영화 제작자로 사는 건 만만찮은 일이라고 말해요. 그렇지만 이 곳의 제작 예산을 들어보면 인건비가 상당히 높고 현실적이거든요. 그 돈을 어떻게 다 펀딩해서 모으나 싶기도 한데, 또 친구를 보면 학기 중에도 작업을 계속 하고 있어요. 며칠 전에 동기가 저한테 졸업하고 나서의 계획이 있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 내가 여기서 돈을 벌 수 있을까?” 했는데 2년 동안 네트워크를 탄탄히 쌓고 졸업 작품 전시하면서 네트워크를 만들면 그것대로 굴러갈 거라 하더라고요. 지금 여기서 석사 과정을 하고 있듯 졸업 이후의 삶도 가만히 지켜보면 또 그것대로 나아갈 거라고요. 물론 여기도 취업난이 심각해진다 해도 아예 길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요. 아직 유학 반 년차라 잘 모르겠지만 이곳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작업을 해보며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까지의 감독님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의 영화, 다시 말해 내일의 영화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차기작이 있다면 귀띔해주세요.


현재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여성, 3세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의 전쟁> 후반작업을 하고 있고요, 올해 혹은 내년에는 관객을 만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혹은 생존하는 이야기를 글로 쓰고 있어요. 올해 하반기에는 책을 통해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한겨레신문에 칼럼도 계속 쓰고 있어요. 네덜란드에서는 아직 생초보라 자전거 타다 넘어지고 카메라 싣고 옮기고 하면서 이곳에서의 작업 터전을 다지고 있습니다. 나름 '수줍은 코리안 여성역할을 맡고 있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생활이 익숙해지고 나면 이곳에서도 관객과 독자들을 만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립영화 관객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하라고 하니 무슨 아이돌이 된 기분이지만, 안녕하세요. 인디스페이스에 매우 가고 싶은 인디스페이스 정기후원회원 이길보라입니다. 하하. 네덜란드에서 영화를 배우고 작업하면서 동시대의 한국의 독립영화를 떠올리곤 해요. 아직은 이곳 생활에 적응하느라 시간을 많이 들이고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이곳의 독립영화와 한국의 독립영화를 서로 소개하는 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고요. 많이 그리운 것은 한국의 독립영화계에서 일하는 선후배, 동료들과 독립영화 관객들입니다. ‘헬조선이라 하면서도 동시에 놓을 수 없는 애증이랄까요. 여기서 많이 생각하고 있는 건 역시 국가국민,’ ‘내셔널리티,’ 그리고 정체성이에요. 그래서 더더욱 이곳에서 그곳을 많이 생각하게 되나 봅니다. 그럼 또 다른 작업으로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이길보라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그것에서 어떤 선명한 대답을 찾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의 말에는 수많은 의문과 질문들이 얽혀있다. 이 상태는 어쩌면 한국 사회의 어두운 시간 속에서 이십 대를 보낸 신진 영화감독의 불안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그 질문들은 우연히, 때로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으로 달려 들어간다. 그렇게 그는 국가, 언어, 매체의 경계를 넘어서고 수많은 타자들과 대화하며 내일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독립영화의 내일의 일부를 그에게 맡겨 보아도 좋지 않을까. 지금 이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과 태도를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친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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