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04.06 - 04.12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 101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어폴로지> 티파니 슝 | 105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김경원 | 96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발> 조재민 | 9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길> 이나정 | 12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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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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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비상  <어폴로지>  인디토크


일시 2017년 322일(수)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진행 박상근 영화사 그램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정 님의 글입니다.


<어폴로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건 한국인 감독이 만든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캐나다 여성 감독의 열정으로 탄생한 영화는 역사의 피해자를 향한 우리의 무관심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깊은 공감의 눈길로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대하고 살아가며 투쟁하는지 이야기한다. 할머니들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를 모시고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박상근 영화사 그램 대표(이하 진행): 인사 말씀 부탁드릴게요.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이하 윤): 안녕하세요. 영화로 할머니들의 삶을 공감하고 늦은 시간까지 남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윤미향입니다.


진행: 영화를 보고 나서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어요. 영화 제목이 ‘어폴로지’인데, 저는 스스로 사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일 놀라웠던 것은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캐나다 국적의 여성이라는 거죠. 2009년에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이 사안을 알게 되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요. <어폴로지>는 특히나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다른 영화와는 다른 뚜렷한 장점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윤: 영화 촬영 이후 상황을 먼저 설명드릴게요. 영화에서 아델라 할머니와 함께 있던 분도 돌아가셨고 할머니들의 필리핀 쉼터도 방치되고 있어요. 원래 돌보미 역할을 하시던 ‘넬리아’가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쉼터가 방치되고 있는 거죠. 티파니 슝 감독은 ‘위안부’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필리핀에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어요. 거동이 불편한 중국의 차오 할머니에게 의료기기를 전달하기도 했고요.


관객: 중국 정부나 필리핀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 있나요?


윤: 대만 정부의 경우 지원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한 할머니에게 두 명의 자원봉사자가 배정됩니다. 활동비는 정부가 부담하고요. 할머니들이 유엔(UN)이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경우의 경비 또한 모두 부담합니다. 네덜란드에도 피해자가 있습니다.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을 지배했는데, 이후 일본이 지배하게 되면서 그곳에서도 피해자가 발생하게 되었어요. 네덜란드 정부는 일본 정부에게 계속해서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 외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의 경우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어요. 중국의 경우에는 피해자 지원을 하지는 않지만, ‘위안부’에 대한 과거 자료를 축척하고 있어요.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되지 않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어요. 차오 할머니의 경우도 불을 켜지 않고 생활을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요. 90년대 초만 해도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어요. 94년에 유엔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서 조금씩 달라졌어요. 국제적인 관심이 앞서자 정부도 반응을 하더라고요. 


진행: 어떤 동기로 수요시위를 끌고 가는지 궁금합니다.


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26년 활동의 역사 속에서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시위를 시작하려 일본 대사관으로 향할 때마다 중압감으로 마음이 힘듭니다. 그렇지만 돌아올 때는 모두 웃으며 돌아옵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할머니도 물론 엄청난 힘이 됩니다. 초반에는 길가 한 귀퉁이에서 시위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는 ‘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저러고 있냐’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할머니들이 그 자리를 포기하지 않으니까 드디어 사람들이 할머니가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고 우리가 부끄러운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저를 지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대감인 것 같아요. 그만큼 여러분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관객: 우리나라도 베트남 전쟁에서 성폭력 가해자였는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정책이나 사업 등이 있나요?


윤: 이 질문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처음에 국내에서만 운동을 할 때에는 다른 나라 여성들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 알지 못했어요. 그런데 유엔 활동을 하면서 외국의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세계를 아우르며 여성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서 할머니들이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운동이었다면 이제는 ‘나와 같은 아픔을 물려줄 수 없다’는 메시지로 변화했어요. 2012년 여성의 날에 만약 일본 정부가 배상한다면 전액을 고통 받는 전쟁 피해자 여성에게 기부할 것이라고 발언을 하셨어요. 그렇게 ‘나비기금’을 만들었고 콩고 성폭력 피해자 여성들이 만든 단체 ‘마시카’에 후원했습니다. 2013년, 나비기금이 일주년이 되었을 때부터는 매년 베트남으로 사죄기행을 갑니다. 마을 입구에서 제사를 드리고 학살이 가장 심했던 학교에 지원을 합니다. 어찌나 잔혹했는지 정부 허락 없이는 마을에 들어갈 수조차 없습니다. 2015년, 베트남 정부의 허락을 맡아 마을 피해자 15분을 인터뷰하고 그 자리에서 사죄를 드리고 30명에게 매월 50불씩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성폭력으로 태어난 2,3세에게 땅을 평생 빌려서 농사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해요. 그런데 작년부터 베트남 정부에서 한국 정부의 압력 때문에 제동을 걸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지속적으로 베트남 정부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관객: 제목에 관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나비의 눈물’이라는 제목이었어요. 지금은 왜 ‘어폴로지’라는 제목인가요?

 

진행: ‘나비의 눈물’이라는 제목이 감독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연약한 사람들이 아닌데 연약해 보이는 느낌이 싫다고 했어요. ‘나비’라는 단어는 괜찮은데 ‘눈물’이라는 단어와 함께 있으니까 연약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죠. 할머니들을 억지로 강하게 그려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연약한 분들은 분명 아니니까요. 그래서 영어 원제 그대로 ‘어폴로지’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관객: 일본의 다수가 어떤 식으로 집회를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윤: 대다수는 관심이 없고 아예 모릅니다. 왜냐하면 역사 교육에도 없고 언론에서도 제대로 된 사실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30여 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가해국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 국회의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할머니들이 소송할 때 자원봉사 하는 변호사들도 있고 할머니를 후원하는 단체도 있습니다. 일부 일본인 학자들도 문제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의 대중매체에서 양심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내보내지 않고 과격한 반일 운동으로 표현하여 사람들을 선동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일본에서 양심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고립시킵니다. 지금도 우익 학생들이 데모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국이 좋으면 한국으로 가라’고 쫓아다니면서 소리칩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일본의 젊은 세대와 적극적으로 교류의 기회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연구든 문화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역할을 해낸다면 장래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 티파니 슝 감독이 영화를 6년 동안 찍었어요. 그동안의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윤: 사실은 가장 바쁘고 힘들 때 티파니 슝 감독이 찾아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기피했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길원옥 할머니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짊어지려고 해요. 티파니 슝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였어요. 할머니가 수락했으니까 당연히 저희도 동의했죠. 그 이후, 티파니 슝 감독이 진정으로 함께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감독님이 몸이 아주 안 좋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에도 할머니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어요. 교감이 정말 끈끈했어요. 원래 길원옥 할머니가 얼굴을 잘 기억 못하는데 티파니 슝 감독은 지금도 기억하세요. 그만큼 감독이 할머니에게 헌신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잘해내지 않았나 생각해요.


진행: 이제 마무리를 해봐야할 것 같네요. <어폴로지>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기록되는 영화이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폴로지>의 할머니들이 여러분들께 한 분의 할머니로 기억되는 시간이었길 바라요. 여태까지 ‘위안부’ 영화가 많이 있었지만, <어폴로지>가 알게 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윤: 여러분, 할머니들의 손을 잡아 주세요. 길원옥 할머니의 목소리가 되어줄 사람이 필요하고 할머니의 기억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함께 외치고 함께 걸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홈페이지(www.womenandwar.net) 들어가면 1억인 서명운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13일이 1300차 수요시위입니다. 그날 까지 300만 서명을 모아 유엔과 일본대사관에 제출할 것입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어폴로지’. 사과를 받기 위해 그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사과를 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 사과를 받는다 해도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 노력해야만 하는 걸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이미 천회가 넘어버린 수요시위. 피해자들에게, 우리의 할머니들에게 사죄해야할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들인지도 모르겠다. 무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이 더 이상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순히 피해자만의 문제, 여성들만의 문제로 남아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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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다시, 벚꽃

연    출: 유해진

출    연: 장범준

제    작: 문화방송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

장    르: 뮤직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99분

개 봉 일: 2017년 4월 6일





 SYNOPSIS 


음원깡패 장범준, 그가 우리의 청춘에 바치는 노래 

“남이 아닌, 내가 인정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기까지” 


오직 음악 작업실과 버스킹 무대를 오가며 완성한 그의 앨범은 다시 한 번 음원차트 상위권을 섭렵, 음원깡패의 저력을 보여준다. 악보도 볼 줄 몰랐고, 계이름으로 소통할 수도 없었던 뮤지션 장범준이 한계를 모르는 아티스트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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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다시, 벚꽃

연    출: 유해진

출    연: 장범준

제    작: 문화방송

공동제공/배급: ㈜영화사 진진

장    르: 뮤직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99분

개 봉 일: 2017년 4월 6일





 SYNOPSIS 


음원깡패 장범준, 그가 우리의 청춘에 바치는 노래 

“남이 아닌, 내가 인정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기까지” 


오직 음악 작업실과 버스킹 무대를 오가며 완성한 그의 앨범은 다시 한 번 음원차트 상위권을 섭렵, 음원깡패의 저력을 보여준다. 악보도 볼 줄 몰랐고, 계이름으로 소통할 수도 없었던 뮤지션 장범준이 한계를 모르는 아티스트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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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3 소소대담] 봄, 이제 시작이다 


일시: 2017년 3월 17일(금)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송희원, 이현재, 박영농, 이지윤, 최지원, 김은정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희원 님의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8기 소소대담 첫 모임을 했다. <눈길>, <눈발>, <녹화중이야>까지 세 편의 영화에 대한 인디즈의 더 깊은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등 인디토크를 기록하며 느꼈던 점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다보니 끝날 때쯤에는 서로 한층 더 가까워져 있었다. 상영 전 어색했던 관객들이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면 얼마간 무언가를 함께 공유하는 듯 말이다.





[리뷰] <눈길>: 위태롭지만 단단하게 http://indiespace.kr/3330



송희원: 먼저 <눈길>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인디즈 최지원 님 리뷰에서 이나정 감독은 끔찍한 폭력의 순간을 영화적 스펙터클로 이용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고 피해 상황을 섬세한 연출로 묘사하려 노력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직접적인 묘사 장면은 적었고 소품이나 세트에서 폭력적인 상황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군들이 사용하는 콘돔을 씻는 장면에서 실제 상황을 그리진 않았지만 폭력적인 상황이 인지되더라고요. 

박영농: 재현의 윤리를 마주한 영화들은 꾸준히 논쟁이 이어져 온 것 같아요. 저도 <눈길>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그분들의 고통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전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엔 의구심이 들어요. 과연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김새론 배우의 양장이 특히 눈에 띄기도 했어요.

최지원: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미화로 왜곡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개봉한 <어폴로지>를 기대하고 있어요. 

박영농: 영화의 소재로 꾸준히 나온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운 것이 있는데, 극이 현재로 넘어왔을 때 ‘종분’(김영옥 분)과 ‘은수’(조수향 분)가 서로 교감을 하며 이뤄나가는 서사가 있어요. 그 서사에서 조금 더 메시지가 부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여성 문제에 관해 얘기하면서요.

김은정: 영화를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이야기들을 들으니까 왜 그런 장면들에 대한 묘사가 없었는지 알 것 같아요. 일단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미화시키지 않더라도 조금은 보기 편한 정도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에 ‘위안부’ 영화라 했을 때 막상 보려고 하니 약간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최지원: 이 영화는 약간 거리를 둠으로써 좀 더 대중적으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생긴 것 같아요.



[리뷰] <눈발>: 눈이 오지 않는 마을에 눈발이 흩날리다 http://indiespace.kr/3334

[인디토크] 170317 <눈발>: 소리 없이 흩날리는 (참석: 조재민 감독) http://indiespace.kr/3349


송희원: 저는 <눈발>, <눈길> 두 제목이 처음에 좀 헷갈렸어요. 두 영화가 인디스페이스에서 같이 개봉을 하기도 했고요. 각각 제목을 왜 그렇게 지었을까 생각해봤어요. 저는 <눈길>에서의 눈은 따뜻함, 정, 고향길 같은 정서를 의미한다고 이해했어요. 그런데 <눈발>은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유추가 좀 어렵더라고요. <눈발>의 영어 제목은 ‘A Stray Goat(길 잃은 염소)’에요. 눈이 오지 않는 고성이라는 지역에 ‘민식’(박진영 분)이라는 이방인이 오고 나서 공동체가 약간 흔들리죠. 그래서 눈이 이방인이나 금기, 의외성, 돌출 등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이지윤 님 리뷰에서는 눈발을 위로라고 표현했더라고요. 다들 <눈발> 제목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박영농: 저도 그게 궁금해서 인디토크를 들으려고 해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눈발을 위로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이걸 위로로 해석하면 조금 문제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민식은 어쨌든 죄를 지은, 어떻게 보면 윤리적으로 문제적인 경험을 한 사람이잖아요. 약간 암시적으로 나오지만, 문제에 연루되어서 전학 온 것으로 설정이 되어있어요. 눈발을 위로의 장치로 이용해서 표현하려 했다고 하면 우리 모두가 ‘예주’(지우 분)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지윤: 보는 방식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눈발의 의미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박영농: 종교와 눈을 내려주는 하늘의 이미지가 연결되었어요. 종교라는 것이 영화에서 인간의 갈등을 해결해줄 수 없는, 비관적으로 보이게끔 나오잖아요. 이렇게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고작 하늘이 할 수 있는 것은 천진하게 눈을 내려주는 것밖에 없구나, 라는 식으로 읽었고 그래서 영화가 좋았어요. 삶의 딜레마를 잘 포착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현재: 눈발은 내린다고 하지 않고 흩날린다고 하잖아요. 파편 같은 느낌이 드는데, 주인공과 고성이라는 마을이 혼재되는 상황 때문에 제목이 그 어수선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생각했어요.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았으면 더 흥미로울 수 있겠다 싶었어요. 마지막 장면의 인상이 강한데, 여주인공을 퇴장시킬 때 아름답게, 과하지 않게 퇴장시키더라고요. 그때부터 남주인공의 이야기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고 여주인공은 앞으로 어떻게 되었을까 계속 생각했어요. 

김은정: <눈발> 제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남주인공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영화고, 그 사람 입장도 이해되지만, 상황을 변명하려는 듯이 느껴져서 썩 기분이 좋진 않았어요. 

최지원: 염소를 대하는 태도가 흥미로웠어요. 민식은 처음 보고 귀엽다고 하고 구덩이에 내버려 두고 가잖아요. 그런데 예주는 보자마자 데리고 나가요. 민식은 딱히 염소를 구해주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이고 예주는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김은정: 영화 전반에서 민식은 항상 도망치는 반면 예주는 구해주는 역할이죠.

송희원: 이지윤 님의 리뷰에서 무너진 성은 공고했던 공동체가 와해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잖아요. 성이라는 경계선 밖으로 소년과 소녀가 나가 자유로움을 추구하기도 해요. 그러다가 민식은 성 안, 교회 같은 공동체 안으로 다시 도망치기도 하고요. 성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서 포스터가 좋았어요.

박영농: 저는 제목이 차라리 ‘고성’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최지원: 성이 공동체를 상징한다고 보면, 일진 학생들 무리, 교회 공동체에서 민식은 보호받고 소속감도 가져요. 예주와 성을 나서니 오히려 불안해지고요. 반면에 예주는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피해자잖아요. 그래서 성을 나서면 오히려 자유로워지죠. 그런 대조적인 모습이 있었던 것 같아요.



[리뷰] <녹화중이야>: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윤리 http://indiespace.kr/3335

송희원: <녹화중이야>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인상적이었어요. 필모그래피를 찾아보았는데 <녹화중이야> 외에는 없더라고요. 아마도 감독이 연극판에서 오랫동안 봐왔던 실력파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연기가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느꼈어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인데, 만약 배우의 연기가 어색했다면 파열음이 났을 것 같아요. 연기가 자연스러워서 장르와 잘 부합하는 듯했어요. 그리고 박영농 님의 리뷰가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영화 시작에서의 설명(추모사)이 장르의 속성을 잘 구현해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장치 때문에 관객들이 착각하며 몰입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박영농 님 글에서는 실제 다큐멘터리에서 쓰이는 추모글을 페이크 다큐멘터리에서 장치적으로만 가져와 사용하는 게 윤리적으로 좀 문제가 있지 않냐 지적하셨더라고요.

박영농: 사실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실제 다큐멘터리와 비교한다는 것 또한 한편으로 우려되는 지점이 있어서 조심스러웠어요. 하지만 저는 리뷰에서 지적한 장면이 분명히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다른 분들과 함께 의견을 공유해보고 싶었어요.

송희원: 포커스가 나가고 이미지가 뭉개지는 장면이 많았어요. 그게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자연스러움을 구현해내는 측면에서는 당연한 장면들이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연인이 서로를 촬영해서 클로즈업이 많았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친구가 촬영한 풀샷이 많았던 것 같아요. 주관적인 시점에서 객관적인 시점으로 이동한 건가 싶기도 했어요. 카메라의 시점 변화, 샷의 구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박영농: 아무래도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이 끝까지 함께 진행되기에 감독 입장에서 고민되는 지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특히 마지막에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민철’(최현우 분)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담아야 하는데, 서사 상에는 필요하지만, 그것을 기록하기 위해 뜬금없이 카메라를 설치하고 나가는 ‘우석’(서진원 분)이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최지원: 저는 남자 친구 둘이 싸우는데, 그걸 찍고 있는 그 장면이 진짜로 이질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연출하는 느낌이랄까요.

이현재: 카메라를 운용하는 게 어떤 부분에서는 영리한 것 같고 어떤 부분은 너무 순진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여주인공의 연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설득력이 있었어요. 특히 웃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럽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배우들과 같이 나오면 조금 어색한 장면들이 더러 있어요. 연출이 과했다고 생각했어요.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푸티지를 모아서 만든 홈 무비가 계속 충돌을 일으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흥미로운 사례 중에 하나고 무시할 수 없는 영화인 것 같기는 해요. 



송희원: 인디즈가 되자마자 개봉작과 인디토크를 보고 기록하느라 정신없이 달려온 느낌입니다. 약 두 달 동안 인디즈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점을 나누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독립영화를 더 관심 가지고 많이 보자는 생각으로 인디즈에 지원했습니다. ‘봐야지’ 생각만 하고 지나칠 수 있는 좋은 영화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하게 될 영화들이 많이 기대됩니다. 

김은정: 한국 독립영화를 볼 기회를 가지게 되어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는 한국 영화 전반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관심도 많이 생기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모두가 주목하는 삶이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영화화 된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FoFF 2017’에서 본 <가현이들>이 기억이 많이 남는데, 영화뿐만 아니라 후에 진행된 토크를 통해서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대해 많이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박영농: 그동안 영화를 본다는 것에 매너리즘이 생긴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해보았습니다. 방금 본 영화가 무슨 내용이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습관처럼 영화를 소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인디즈 활동을 하면서 그런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습니다. 활동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영화에 몰입하고 인디토크에 참석하고 또 글을 쓰면서 왜 내가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얻게 되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이지윤: 인디즈를 시작하고 나서 개봉한 독립영화는 물론, 기획전 덕분에 지나간 독립영화도 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행복했어요. 물론 한 시간가량의 인디토크 녹취를 풀어내거나 영화에서 느낀 감동을 고스란히 리뷰에 옮기기 위해 여러 번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웃음) 그 복잡함조차도 즐거울 정도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현재: 세 편의 인디토크를 기록하고 한 편의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작성할 때는 마감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끝났다고 기뻐하며 ‘보내기’를 클릭하려 하면 늘 자신이 없었습니다. 특히 <나쁜 나라> 인디토크는 어떻게 기록하는 게 맞는 건지 알 수가 없었고 아직 글을 올리지 못했는데 가능한 최선의 상태로 수정해서 게시하고 싶습니다. 무엇 하나 올리는 데까지는 그런 지난함이 있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지난한 게 재미없는 건 아니니 지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빨리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작했으니 남은 시간이 아직 깁니다.

최지원: 꼬박꼬박 개봉작을 챙겨보고 감상을 적고 또 관심 있는 독립영화를 골라서 ‘인디즈 초이스’로 글을 써보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또 제 글이 인디스페이스 계정을 통해 게시되는 경험이 설레고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에서 뜻밖의 공감대나 감동을 하는 순간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봄도 인디즈도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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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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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개봉으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슬기로운 해법>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www.indieplug.net/movie/db_view.php?sq=3615





<슬기로운 해법> 리뷰: 언론, 그리고 창 너머의 진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2016년의 끝자락, 오랜 시간동안 모습을 교묘히 감춰오던 부정부패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많은 이들이 분노했고 수많은 촛불들이 거리로 나왔다.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 사람들과 그들의 탐욕이 줄줄이 세상 밖으로 쏟아졌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부정부패를 국민 앞에 꺼내놓고 있는 것은 언론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말도 안 되는 비리들에 침묵해온 것 또한 언론이었다. 언론은 때로 진실을 숨기기 위해 왜곡을 일삼기도 했다. 그들은 오랜 시간동안 권력과 자본이라는 이해관계에 얽혀 ‘권력의 감시자’ 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고, 명백한 현 세태의 공범이 되었다.





태준식 감독의 <슬기로운 해법>은 이런 언론의 현실, 특히 한국 사회의 주류 언론인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현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다큐멘터리다. 2014년에 개봉한 해당 작품은 다양한 기사들과 풍부한 통계자료, 언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설득력 있게 재조명한다. 작품은 5개의 장(章)으로 나뉜다. 그리고 그 5개의 장을 통해 차분한 어조로 언론이 지닌 문제점들을 모두 아우른다. 언론이 거짓말을 일삼는 ‘양치기 언론’이 된 이유, 언론재판을 부추겨 한 사람의 삶을 비극으로 치닫게 만든 총보다 강한 펜의 힘, 미디어 법을 통해 주류 언론사들의 방송 진출을 허가하고 특혜를 제공한 과거의 정권, 언론사의 수익 중 80%를 차지하는 광고 수익을 손에 쥐고 거침없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과 현 상황에서 필요한 ‘슬기로운 해법’까지, 작품은 자본과 정치권력이 복잡하게 얽힌 언론의 문제를 알기 쉽고 명쾌하게 드러낸다.





<슬기로운 해법>은 언론이 현실과의 타협을 통해 기업화되는 과정을 다루며 어떤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작품의 후반부에는 삼성그룹과 언론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2007년,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적극적으로 보도한다. 그리고 보도 바로 직후인 11월, 삼성은 두 신문사에 대한 광고를 전면 중단한다. 독보적인 국내 최대 광고주인 삼성의 광고 중단으로 인해 한겨레와 경향, 두 신문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게 된다.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절대적인 손해를 감수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경향신문은 2010년, 삼성을 비판하는 논조의 칼럼을 미게재한 후 사과문을 올린다. 언론에서 일종의 굴복과 반성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사례는 단순히 기업화된 언론을 넘어서 언론 앞의 절대자에 대한 고민의 기회를 부여한다.





‘펜은 총보다 강하다’. 군사 독재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언론의 비폭력 저항을 상징하던 말이다. 언론은 사실을 밝혀 알리기 위해 존재했으며 사실의 전달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론을 형성했다. 그러나 언론의 의미는 퇴색 된지 오래다. 2014년 <슬기로운 해법>이 개봉하던 당시에도 그랬으며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되었던 언론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고 침묵과 거짓의 기정사실화가 반복되며 ‘펜은 총보다 강하다’라는 말의 의미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언론은 창(窓)과 같은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언론이라는 창을 통해 진실을 보곤 한다. 창이 맑고 깨끗할수록 진실은 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창에는 먼지가 쌓이고 물때가 끼곤 한다. 그렇게 더러워진 창 너머의 진실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온통 부옇게 보이게 된다. 다시 진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창문을 닦고 또 닦아야 한다. <슬기로운 해법>은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서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치권력과 기업의 자본이라는 큰 이해관계 속에서 본질적인 변화는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고,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나서는 것 자체가 어쩌면 치열한 전쟁일 수 있다. 그러나 부패라는 무게에 눌려 무너지려는 언론을 감시하고 언론의 도구화를 인지하여 올바른 판단력을 구축한다면 언젠가는 깨끗한 창 너머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슬기로운 해법>은 언론의 도구화를 인지하게끔 하고 언론에 대한 고민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작품의 이런 특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한 해를 맞은 현 시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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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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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흩날리는  <눈발>  인디토크


일시 2017년 3월 17일(금)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조재민 감독

진행 안소현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눈이 내리던 계절은 지나갔지만, 스크린 위에는 눈발이 흩날렸다. 흩날리던 눈발은 땅 위에 쌓이지 못하고 공중을 천천히 맴돌다 스크린 밖 관객들의 마음속에 살포시 내려 앉아 잔잔한 여운으로 변했다. 금요일의 늦은 저녁, 채 가시지 못한 먹먹한 감정을 안고 <눈발>의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작품을 연출한 조재민 감독이 함께했다.



안소현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이하 안):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듣고 싶다.


조재민 감독(이하 조): 고성에 살면서 여러 가지 억압이나 죄의식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근처의 창원으로 가게 되었다. 스스로 갇힌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기 때문에 고성이라는 곳을 빨리 넘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한참이 흐른 뒤에도 이 기억들이 맴돌았고, 이야기해보고자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안: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알고 있다.


조: 친구들에게 벌칙을 받는 장면이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일 수 있고, 왜 당하고만 있나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 기억에서 출발했다. 다른 이야기들과 합쳐지면서 덩어리가 생겨난 것 같다.


안: 마을의 인물들이 선한 모습의 탈 뒤에 잔인한 모습을 숨기고 있다. 인물들이 ‘민식’(박진영 분)을 둘러싼 모양으로 배치되어있고 그로 인해 남자 주인공의 모노드라마 같은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짜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조: 우선 지역성을 중점적으로 굳혀가야겠다 생각했고 그것을 유일하게 흔들 수 있는 사람이 이방인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전학 온 인물로 설정을 했다. 그가 지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그 안에 다시 갇히게 되는 아이러니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을 방관자적인 입장, 제 3의 시선으로 계속 끌고 나가려 했다.


안: ‘눈발’이라는 제목에서 담고자 한 것이 있을 것 같다.


조: 남쪽 지역에서 내리는 눈은 대부분이 진눈깨비다. 금방 녹아 없어져 쌓이지 못하는 신뢰 관계나 믿음, 구원에 대한 의미로 시작되었다. 흩날린다, 사라진다, 홀연히 떠난다는 뉘앙스를 주기 위해 ‘눈발’이라는 제목을 골랐다. 처음에는 ‘고성’도 생각했는데 <곡성>, <밀양>, <파주>가 이미 있었다.(웃음) 지역 제목이 많아서 그것은 피하고자 했다.


안: 민식을 연기한 박진영 배우가 인상적이다. 그 배우가 가진 표정들과 작품에서 보인 모습들이 <눈발>의 주제를 부각시키는 데 크게 일조한 것 같다. ‘예주’를 연기한 배우 지우에게 또 다른 얼굴이 있다는 것도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사연이 듣고 싶다.


조: 박진영 배우를 처음 만났는데, 그가 마치 민식처럼, 전학생이 고성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맞닥뜨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표정과 말을 하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었던 캐릭터의 모습, 성격과 실제로 굉장히 비슷했다. 민식은 선한 친구다. 그렇지만 새로운 환경,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처가 약하고, 손을 내밀긴 하지만 본인이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 박진영이라는 배우의 첫 인상이 그랬다. 인내심과 동시에 약간의 허약함도 느껴졌다. 박진영 배우는 진해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만났을 때 서울에 와 힘들었던 이야기를 했다.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문화에 적응해나가는 본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민식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 점을 뒤집어 생각하면 잘 맞겠다고 느꼈다. 지우 배우 같은 경우 눈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있다. 첫 만남에서 지우 배우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했고 그 점에 나도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관객: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눈발>을 봤다. 그때 예주의 손에 카레가 부어지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과 함께 있던 민식이 “뜨겁겠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왜 그 장면이 편집되었는지 궁금하다.


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을 한 이후 편집을 하다 보니 바뀐 부분들이 조금 있다. 전체적으로 쳐질 수 있는 호흡에 대한 경계가 있었던 것 같다. 빼기 싫었지만 뺀 부분도 있고 빼길 잘했다 싶은 부분도 있다. 결이 많이 달라졌다. 질문주신 장면은 씬들 사이의 호흡과 워딩이 조금 걸려서 삭제되었다.


안: 다시 복구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조: 민식이 가족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장면이 영화 시작 부분에 있었다. 유일한,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빠졌다. 그리고 엔딩의 논두렁 씬 전에 민식이 버스 정류장에 예주의 흔적을 느끼려 갔다가 그의 흔적을 보고 상념에 빠지는 장면이 있는데, 다시 넣고 싶다. 아마 DVD로 제작할 때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관객: 민식이 예주에게 느낀 감정이 사랑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 궁금하다.


조: 민식은 처음에 예주를 연민으로 바라보다가 교감까지 가기 위해서 나름의 노력을 한다. 사랑까지는 아닌 것 같고 사랑 이전 단계라고 생각된다. 만약 상황이 괜찮아진다면 사랑까지 갈 수 있는 단계 같다. 그 과정에서 민식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주에 대한 확실한 신뢰나 교감보다 아직 자기애가 조금 더 크기 때문이다. 본인을 억압해왔던 것들, 시골에서 일어난 사건들, 그리고 예주를 감당해내기에는 본인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관객: 맨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눈발의 의미를 민식에 대한 위로로 해석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조: 크게 보면 위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눈의 의미는 뭔가를 덮어주는 것, 치유해주는 것인 듯하다. 예주가 민식에게 눈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쌓여서 뭔가를 채워주기보다는 자기 앞에서 흩날리다 녹아 없어져버리는 눈 때문에 예주를 조금 떠올리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안: 앵글, 샷들이 넓기 보다는 인물들의 미시적인 관계들을 보듯 상당히 답답한 구조를 띄고 있지 않나 생각했다. 인물 하나하나를 가두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촬영을 할 때 어떤 원칙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조: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 화면 위아래의 사이즈를 조금 답답하게 가져갈까 고민을 촬영 바로 전까지 했다.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눈을 기다리는 프레임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인물들의 거리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계속 16:9의 비율을 생각하고 있다가 화면 위아래를 잘라냈다. 극장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데, 실제로는 예주가 사라진 다음 컷부터 화면의 위아래가 열린다. 극장 배급 및 상영을 그렇게 하기는 힘들어서 화면 크기를 일관되게 했다. DVD가 나오면 예주가 사라진 컷부터 16:9로 바뀔 것 같다.


관객: 작품의 끝 무렵 황석영의 『바리데기』 한 부분이 등장한다. 특별히 그 소설의 구절을 넣은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조: 『바리데기』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작가가 생각하는 것이 <눈발>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때는 소설이 아닌 고전시였는데, 톤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로 바꾸게 되었다.


안: 상징과 은유가 신화적인 부분이 있고 이야기의 서사 구조 자체가 상당히 고전적이다. 영향을 받은 감독이나 작품 등이 있는지 궁금하다.


조: 한때 고전에 심취해있었다. <눈발>이 영향을 조금 받은 것 같기도 하다. 모리스 피알라의 <사탄의 태양 아래서>(1987)나 로베르 브레송의 <무쉐뜨>(1967), 그리고 루이스 브뉴엘을 좋아한다. 그리고 예주의 실제 인물이 <무쉐뜨> 속 소녀와 많이 비슷했다. 그래서 그 영화를 볼 때마다 힘들었고 많이 떠오르기도 했다.


관객: 이 작품이 감독님의 기억에서 시작된 영화이지 않나. 영화를 만들면서 과거의 기억을 많이 떠올렸을 것 같다. 영화가 완성되고 나서 그 때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졌는지 궁금하다.


조: 자유로워질 수는 없을 것 같다. 개봉 직전에 영화 속에 나왔던 괴롭히는 친구들의 실제 인물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영화 봐라. 옛날이야기들 나올 거다. 너희 캐릭터 다 있다.’라고 말했는데, 그 친구들이 기억을 못하더라. 당황스러웠다. 나는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관객: 민식은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하다. 민식의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감독님이라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조: 문지방에 걸쳐 서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미숙한 청소년들과 나이를 먹었지만 세상 밖을 못 보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용기를 내서 문지방을 과감하게 건너라고 말하고 싶다. 중간에 있으면 본인도 피해를 입게 되고 주변 사람들까지도 곤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안: 영화가 개봉한지 3주 정도 됐다. 개봉하기까지 긴 과정들이 있었을 텐데,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다. 소회를 듣고 싶다.


조: 처음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조금 시원한 부분이 있다. 아쉬운 것도 많고. 조금 더 잘했어야 했는데, 후회도 많이 된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너무 오만하게 썼다는 생각이 든다. 방심했던 것 같다. 다음번에는 의심을 좀 해야 할 것 같다.(웃음) 놓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다양하게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반성, 성찰을 많이 한 시간이었다. 


안: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조: 97년을 배경으로 IMF 직전에 카센터에서 일하는 인물이 겪는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자본과 죽음,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느와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작품은 관객에게 기시감을 안긴다. 그리고 그런 기시감의 결말은 낙관적인 것이 아니다. 위로하듯 쏟아지지만 채 쌓이지 못하고 흩날리는 눈발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먹먹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촘촘히 구성된 시나리오와 세심한 연출은 이런 먹먹함을 또 다른 감동으로 느껴지게끔 만든다. 눈발은 소리 없이 흩어져 날아갔지만, <눈발>이 주는 여운은 오래도록 관객들의 마음속에 내려앉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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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폴로지한줄 관람평

송희원 | 더 늦기 전에 사과를 요구한다

이현재 | 발언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동행한다. 앞서나가지 않는 것의 미덕.

박영농 | 위안부 문제에 대한 주목할 만한 접근법. 박수를 보냅니다.

이지윤 |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영화, 간직해야할 책임.

최지원 |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멈춘 적 없는 목소리

김은정 | 아픔으로 연대하는 우리 모두의 가족의 이야기




 <어폴로지> 리뷰: 더 늦기 전에 사과를 요구한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희원 님의 글입니다.


<어폴로지>는 캐나다 국적의 여성 감독 티파니 슝이 6년간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가 된 길원옥 할머니(한국), 차오 할머니(중국), 아델라 할머니(필리핀)의 현재 모습과 증언을 가까이에서 담는다. 차오 할머니와 아델라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사실을 수치스럽다며 가족에게까지 함구한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가족에게 용기 내어 고백한다. 길원옥 할머니는 일본 극우 혐한 시위대에게 “수치스러운 한국 할망구들”, “꺼져, 한국 매춘부들” 같은 갖은 모욕을 들으면서 일본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세계 방방곡곡을 다닌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이다. ‘너무 늦기 전에’ 받아내려는 사과(사죄)는 어떤 의미인 걸까?  


‘어폴로지’(apology)는 사과(謝過), 사죄(謝罪)를 의미한다. 사과에는 사과를 받는(또는 요구하는) 주체와 사과를 하는 주체가 있다. 사과를 요구하는 주체는 역사의 증언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고 사과를 해야 할 주체는 당연하게도 일본 정부이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시민들은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일본이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버티며 오히려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것을 보면 사과해야 할 사람과 받아야 할 사람의 입장이 뒤바뀐 듯한 착각마저 든다.  



영화에서 길원옥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기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2011년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1,000차 수요시위(1992년부터 시작된 시민단체와 시민들과 피해 할머니들이 함께하는 정기 시위)에서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역사적인 진실을 밝히길 촉구한다. 2013년에는 “전시에 성노예가 필요하다”는 일본 정치인의 망언을 규탄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 2014년에는 스위스 유엔인권이사회 공식 석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증언하며 천오백만 명의 서명을 전달한다. ‘위안부’ 피해자의 범위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여러 국가 및 네덜란드 여성들에게까지 이른다. 이 문제가 비단 한일양국으로 축소될 사안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그것이 길원옥 할머니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세계 시민을 대상으로 역사의 증언을 반복하고 전 세계의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녀는 일본의 법적 배상은 마무리가 아니라 출발일 뿐이고 공식적인 사과를 통해 앞으로 미래의 후손들에게는 이런 가슴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흘린다. 


김욱 교수는 『정치는 역사를 이길 수 없다』에서 정치적 사과는 개인적 사과와 다르며 “과거의 결과이자 미래의 원인이며, 끊임없이 진화·진보하는 현재의 투쟁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정치적 사과는 진정성 없는 사과라 할지라도 일단 역사적 전투에서 승리한 승자의 전리품이며 미래의 역사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정치적 사과는 “개인이 아닌 집단적인 차원에서, 자발성보다는 강요에 의해서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한국 정부는 일본에게 ‘정치적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정치적 사과가 개인이 아닌 집단적인 차원에서 얻어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폴로지>에서 한국 정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2013년 일본 정치인의 망언을 규탄하기 위해 일본 공항으로 떠나는 길원옥 할머니를 따라간다. 한 언론사는 그를 인터뷰하며 온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고 그에게 각오 한마디를 요청한다. 공항에서는 수많은 취재진이 할머니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다.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 할머니는 휠체어를 탄 채 탑승구 앞에 홀로 있다. 취재진과 한국 정부의 마중은 딱 거기까지이다. 가상의 포토라인이 처져있는 것처럼 그들은 그곳에 서서 할머니를 떠나보낸다. 과거에 그들이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갔을 때처럼 말이다. 정부(국가)가 아닌 할머니(개인)가 자력으로 사과를 받으러 떠난다. 길원옥 할머니는 말한다. “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라고. 영화 속 그녀의 작은 뒷모습, 작은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가시화되었다. 그 이후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계속 이어져 왔다. 그들의 증언이 가능했던 것은 그 말을 기꺼이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증언에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관심을 가졌기에 공식적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었다. 차오 할머니, 아델라 할머니는 오랫동안 사랑하는 가족에게조차 증언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홀로 아픔을 묻어놓았다. 그들이 증언하지 못한 이유는 사람들이 무관심했고 그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 귀를 닫아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파니 슝 감독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를 비롯한 수많은 시민단체와 시민들, 양심 있는 학자들이 그들의 증언에 귀 기울였다.  


역사에 대한 이해와 진실 해명은 그것을 추구고자 하는 이의 부단한 노력을 통해 가능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빛을 보기 위해서는 상처를 공유하고, 그 아픔을 치유해 주기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 (서울독립영화제, 『21세기의 독립영화』, p.114) 


<어폴로지>는 시종일관 성치 않은 몸으로 많은 국가를 방문하며 피해 사실을 알리고 증언하는 길원옥 할머니와 그 곁의 사람들을 비춘다. 먼 곳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며 지지와 연대의 힘을 보내는 차오 할머니와 아델라 할머니, 그리고 영화에서 항상 그의 곁을 지키는 정대협 윤미향 대표와 수요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할머니들의 지속적인 활동은 연대하는 이들이 없었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 나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티파니 슝 감독은 할머니에게 자신을 카메라로 찍어 달라고 한다. 이 장면처럼 <어폴로지>는 끝났지만 이제 카메라는 우리의 모습을 찍게 될 것이다.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할머니들이 길거리에 서지 않아도 우리의 목소리로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에게 촉구하는 모습을 말이다. 그들이 고통스러운 상처의 기억에서 조금이라도 놓여날 수 있게,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어폴로지> 포스터에 클로즈업된 소녀상의 두 주먹처럼 이제 우리의 두 주먹을 불끈 쥐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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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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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INFORMATION 


제목: 밤의 해변에서 혼자

각본/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서영화, 권해효, 송선미, 정재영, 문성근, 안재홍, 박예주

제작사: (주)영화제작 전원사

배급: (주)영화제작 전원사 / (주)콘텐츠판다

해외배급:  (주)화인컷

홍보/마케팅: 무브먼트 .MOVement

개봉일: 2017년 3월 23일

영화제: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Silver Bear for Best Actress) 수상 





 SYNOPSIS 


외국 어느 도시. 여배우인 영희는 한국에서 유부남과의 만남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고, 다 포기하는 길을 택했고, 그게 자신의 순수한 감정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여겼다. 그는 이곳으로 온다고 했지만, 영희는 그를 의심한다. 지인 집에서 점심을 먹고 같이 해변으로 놀러 간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거 같은 선배 언니에게 묻는다. “그 사람도 나처럼 지금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의 강릉. 지인 몇 사람. 불편하고, 술을 마시고, 그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 초연한 척, 거친 척을 하는데 인기가 좋다. 혼자 남은 영희는 해변으로 놀러 가고, 해변은 맘속의 것들이 생생하게 현현하는 곳이고, 그리고 안개처럼 사라지는 곳이다. 사랑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어야 할까? 영희는 정말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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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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