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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쉽게 지워지는 사람들의 지워지지 않을 이야기

by indiespace_은 2017. 1. 23.



 <7년-그들이 없는 언론한줄 관람평

이다영 | 사실을 말하기 위해 그들이 짊어진 7년의 무게

상효정 | 벗어날 수 없는 시스템에서 너무나도 쉽게 지워지는 사람들, 그럼에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이형주 | 시의 적절한 선전포고. 그동안 많이 참았다

최미선 | '작년? 재작년?'이 아니라 7년. 그리고 지금

홍수지 | 언론의 양심에 대해

전세리 | 7년을 관통하는, 그들이 없는 세월호 7시간




 <7년-그들이 없는 언론리뷰: 쉽게 지워지는 사람들의 지워지지 않을 이야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대한민국의 언론. 언론 앞 ‘대한민국’이라는 수식어는 이름 모를 묵직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  언론을 향한‘언론도 공범이다’, ‘권력의 시녀’, ‘거짓보도’, ‘기레기’ 등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은 정치 및 자본권력이 언론을 장악한 현실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이때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2008년부터 시작된 언론탄압의 과정들을 다룬 기록물로써 시사점을 갖는다. 그 가운데 언론사가 권력에 의해 망가지게 되는 현실 기저에는 벗어날 수 없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포착해내고 그 안에 담긴 해직 언론인들의 이야기들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언론은 매순간 접하게 되는 삶의 일부이자 사회를 작동하게 하는 하나의 주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언론사는 기본적으로 소유주의 사익을 추구하며 구조적으로 권력관계가 개입되기 쉬운 시스템 안에 존재한다. 특히 언론은 정부와 상생관계를 맺는데, 정부를 감독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정부의 이슈들을 전달하며 시민과 정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언론사의 경영 및 보도 활동은 정치권력에 의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쉽다. 따라서 언론의 공정성을 바라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영화는 2008년을 시작으로 해직 언론인들이 양산된 비화와 그들의 투쟁기를 그려낸다. 08년,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특보였던 구본홍 씨를 YTN 사장으로 임명한다. 방송국 내부의 노조는 파업으로 강하게 반발했지만 돌아온 것은 6명 해고와 중징계. 그로부터 2년 뒤, MBC 또한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관계였던 김재철이 사장으로 선임된다. 2012년 노조는 낙하산 사장 반대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방송 사상 최장기간인 170일 동안 파업했지만, MBC 역시 6명이 해고를 당하게 되고 다수는 정직과 감봉 등의 징계를 당하게 된다. 약 7년간의 기간을 다루고 있으나 어느덧 9년이 되었다. 대량 해고 사태로 인해 흩어진 기반은 내부의 토론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언론은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 기레기 양산 등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직된 언론인들은 여전히 복직되지 못했으며 복직된 언론인들조차 자신의 목소리를 쉽게 낼 수 없다. 해직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쉽게 배척되고 지워지는 사람들. 씁쓸함과 착잡함을 남기지만, 이것이 민낯을 드러내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이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누군가에게는 투쟁의 과정을 담은 회고록이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기록물이 될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눈앞에 부조리한 상황들을 마주한다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험난하고 쉽지 않음을 느끼게 하며 희망하는 미래가 멀게만 보인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이 이 악물고 버텨내고 있는 모습들은 누군가에게 다시 힘이 되고 나아갈 기반이 된다. 벗어날 수 없는 시스템 앞에서 사람은 너무나도 쉽게 지워지고 배척되지만, 그들의 이야기들은 지워지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단순히 언론 노동자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존재함으로써 그 힘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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