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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 한없이 서성이는 자들의 방향 없는 외침 <줄탁동시>

by Banglee 2014. 12. 23.


한없이 서성이는 자들의 방향 없는 외침<줄탁동시>

 

인디플러그 <줄탁동시>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vfPstC

 

 

최근 김경묵 감독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며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참고 페이지_양심없는 것들: 병역거부자 김경묵 후원회 https://www.facebook.com/conscienceless.things) 군대의 폭력성에 반기를 들은 김경묵 감독은 그의 영화를 통해 사회의 소수자를 바라보고 대변해오고 있었다. 감독의 뚜렷한 행보로 인해 그의 영화들은 조용히 개봉하는 날이 없었다. 올해 6월, 24시 편의점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형식으로 다룬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되었다. 이런 사례는 2011년 <줄탁동시> 등급 판정에도 있었다.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줄탁동시>는 재심의 끝에 개봉할 수 있었다.

 

<줄탁동시>는 크게 3막으로 구성된다. 1막은 주유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탈북 청소년 준(이바울)과 조선족 순희(김새벽)의 이야기다. 2막은 탈북 청소년이면서 성소수자 현(염현준)의 외로움을 다루고 있다. 부유한 펀드매니저가 마련한 오피스텔에서 편하게 지내지만, 상대방의 집착과 의심 때문에 갇힌 공간에서 고독해한다. 맞춰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 둘의 이야기는 마지막 장에서야 비로소 준과 현의 만남과 함께 하나로 이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타이틀은 정작 2막이 끝나고 3막이 시작할 때 즈음에 등장한다. ‘세상에 나오다’란 의미를 가진 제목처럼 사회의 바깥에 있는 이들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 지금 알 껍질을 갓 깨고 나온 병아리들, 이 과정이 그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는 뜻으로 보이진 않는다.

 

<줄탁동시>는 서사가 연속적이지 않고 일부는 앞뒤가 뒤섞여 있다. 또한 각 인물과 배경에 대한 설명을 대폭 줄여 쉽게 이해하긴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롱테이크를 통해 인물 내면의 감정을 프레임에 흩날리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어찌 보면 일종의 성장영화일 수 있지만, 통속적이지 않은 <줄탁동시>는 아마 김경묵 감독의 성향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지 않나 싶다.

 






* [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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